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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키즈카페, 직원 안전 마인드 제고할 때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4.27 10: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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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흔히 아이가 뭔가 잘못됐을 때 전업주부인 아내를 질타하는 말로 "당신은 도대체 집에서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하지만, 맞벌이를 하지 않는 주부의 경우라도 가사노동만 해도 상당한 양이 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그나마 잠시 동네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기라도 하려면 아이를 잠시 맡길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등장, 성업 중인 창업 아이템이 바로 '키즈카페'다. 실제로 키즈카페를 종종 가 보면, 아이들끼리 놀도록 하고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거나 읽고 싶었던 책을 잡고 있는 주부들을 볼 수 있다. 휴일에는 아이들을 봐 주러 나온 아빠들도 가세하지만 대체적인 풍경은 이렇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있다. 바로 키즈카페에 온 보호자의 경우, 아이들을 대하는 주의가 아무래도 느슨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사실 애초 '매의 눈'을 번득일 것 같았으면 키즈카페를 찾았을까 생각해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겠다. 자기 아이니까 당연히 조심은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란 마음이 종종 풀리게 마련이고, 또 사고는 여지없이 그런 틈을 찾아 비집고 들어온다. 

24일 전북 전주의 T키즈카페에서 한 아이가 전동기차 천장에 머리를 충돌, 그 상처로 인해 숨졌다. 유족들은 놀이시설 운영사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항의하고 있다고 한다.

유명을 달리한 소녀는 이날 어머니와 언니,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놀고 있었는데, 문제의 키즈카페 전동기차 안에 타고 있었다고 한다(카페 내부에 레일을 깔아놓고 동력에 의해 기차가 달리도록 하는 것). 키즈카페 측은 이날 전동기차를 운행하지 않았지만, 여자 어린이들이 전동기차 안에 타고 있던 순간 남자아이들이 기차를 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동기차 모서리에 눈썹과 관자놀이 등을 찧어 다친 부상자가 나왔고 결국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진 것이다.

사고 당시 키즈카페에는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장난치는 것을 미처 막지 못해 변이 일어났다.

지금 키즈카페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이라고 감싸려거나, 왜 아이를 방치해 사단을 냈냐고 가뜩이나 슬플 어머니에게 또 한 번 질타를 하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키즈카페의 직원에게 질책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종종 몇 군데 키즈카페를 가 본 경험으로는 키즈카페라는 구조 자체가 태생적으로 이런 사고 가능성을 얼마든 내재하고 있는 화약고 같다는 생각이다. 고양이들을 풀어놓고 손님들이 차를 마시며 관람을 하게 하고 같이 놀 수도 있게 하는 고양이카페만 해도 행여 변덕스러운 고양이들에게 손님이 할큄을 당하기라도 할까 이 고양이는 어떻고 저 고양이는 어떻고 주의를 주는데, 아이들을 맡기는 키즈카페들 같은 경우 오히려 주의를 주거나 당부를 하는 게 약간 더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너무 지나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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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지 않은 키즈카페가 많고 가게 주인이든 파트타임 종업원이든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혹은 행여 불미스러운 사고가 날까 주의를 기울이는 세심한 사람들이 적잖을 것으로 믿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배치돼 있는 직원의 숫자라든지, 카페에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아이의 숫자(이는 테이블을 면적 대비 얼마까지 배치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것으로 관리가 가능할 것임)를 생각해 보면 조마조마한 때가 상당히 있다. 직원들 교육은 제대로 되는지, 뭔가 강화할 대목은 없는지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이번 희생을 계기로 키즈카페의 안전 문제를 좀 더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