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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권고에도 보험사 여전히 '고금리 장사'

보험약관대출 금리 최고 12% 육박 "맡긴 돈 빌리는데…"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4.26 17: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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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험사들이 여전히 예금담보대출 금리를 훨씬 웃도는 고금리를 보험약관대출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가산금리 인하를 권고했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3%에 달하는 가산금리를 챙기며 최고금리가 11%를 넘어서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대출받는 만큼 연체 위험성이 낮은 상품에 속한다.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 보험사는 계약을 해지하고 해약환급금으로 원금과 이자를 충당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은 금리 변동을 이유로 '고금리 장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동양생명 최고 11.5%, 그린손보 10% 가장 높아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6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202억원, 전년동기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약관대출이 보험사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41.1%로 가장 높았다.

서민들이 급전마련 수단으로 보험약관대출을 이용하며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약관대출의 경우 보험계약을 담보로 하는 만큼 까다로운 심사 없이 수시로 대출이 가능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고객들의 잦은 이용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가산금리 포함, 최고 11~12%에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은행의 예금담보대출 금리가 3.45~5.15%인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동양생명이 11.5%(확정금리형)로 금리가 가장 높았으며 △흥국생명 11.4% △KB생명 11.0% △KDB생명 10.9% 순이었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알리안츠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현대라이프 △동부생명 등도 최고금리가 10.5%로 10%가 넘는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손보사의 경우 그린손해보험의 금리확정형 상품이 10%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화재 9.9%, 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현대해상 등이 9.5%의 금리를 받고 있다.

◆보험사 "금리 높은 상품 비율 크지 않아…논의 지속"

한편 보험사들은 금감원 권고가 있었던 만큼 지속적으로 대출금리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 권고 후 각사별로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금감원에서 발표한다고 한 만큼 현재는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험관계자들은 최고금리로 지적되는 것은 일부 상품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높은 고정금리형 상품은 실제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면서 "그중 90%정도는 과거 금리가 높은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라고 반박했다.

더군다나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지며 운용수익이 떨어져 역마진까지 발생하는 가운데 손해가 나는 상품에서 대출금리까지 낮추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말도 보탰다.

이 관계자는 "저금리와 낮은 운용자산이익률이 보험사에 부담으로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약관대출금리까지 인하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10%가 넘는 대출금리는 보통 고금리상품으로 과도한 수준이 아닌데 보험사와 당국 간 입장차가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출 금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금융당국도 금리인하 유도에 나섰다. 금감원은 보험연구원으로부터 약관대출 금리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받고, 금리 합리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