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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대책 반전 "2기 신도시 웃었다"

우려했던 중대형시장 '예상 밖 선전'

김태형 기자 기자  2013.04.26 15: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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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중대형 아파트시장이 선전하는 등 부동산 경기에 회복 기미가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려면 추가적 금융·세제 지원혜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4·1대책이 전문가들로부터 중소형 시장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을 받은 지 25일이 지난 시점에서 2기 신도시 경우 대책발표 이전에 분양을 시작한 곳도 있어 중대형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우려됐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25일 공개한 전국 미분양 현황은 이러한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규 미분양 증가에도 기존 미분양이 현저히 줄어들어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감소한 것. 대책발표 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강민석 KB금융연구소 부동산연구 팀장은 실수요자 중심 기존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강 팀장은 "미분양이 줄었다고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콘텐츠 비지니스 팀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국토부 자료에 대해 올해 상반기 대책발표 기점으로 소급적용에 대한 기대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었다. 또 전세값 폭등으로 인해 세입자들이 미분양 위주로 주택을 구입했던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장 팀장은 "다른 수도권과 달리 2기 신도시 중대형 물량이 대거 빠진 것 같다"면서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적 편차가 향후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가 뽑은 대표적인 2기 신도시인 남양주 별내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 두 곳의 중대형 시장은 분양·매매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별내신도시에 있는 중대형 시장을 살펴봤다.

별내 대원칸타빌에 위치한 대원공인중개소에서는 별내신도시의 경우 중대형에서 미분양된 물건을 찾기는 힘들다고 했다. 중대형 크기임에도 대부분 4억~5억원 정도로 매매가가 형성됐고, 여기에 22일부터 적용된 양도세면제에 따른 영향도 한 몫 거들었다는 부연이다.

   별내 대원칸타빌은 전용면적131.87㎡~200.63㎡ 486가구 8개동 25층으로 이뤄져 있다. = 프라임경제  
별내 대원칸타빌은 전용면적131.87㎡~200.63㎡ 486가구 8개동 25층으로 중대형 크기로 구성돼 있다. ⓒ 프라임경제
파주 운정신도시에 위치한 가람마을7단지에는 전용면적 109·155㎡이 있으며, 매매가는 각각 3억2000만원, 4억1000만원으로 파악됐다.

구매자를 가장해 찾아가 중대형 아파트에 대해 문의하자 최고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미분양은 찾기도 힘들다"며 "매수를 하려면 미분양을 노리는 것보다 이미 분양 받은 사람들이 내놓은 것을 사는 게 더 쌀 것"이라고 귀띔했다.

2기 신도시 중대형 시장 상황에 대해 강 팀장은 이러한 해석을 내놨다. 주변 매매시세의 하락과 분양 가격·조건으로 소진시켰을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양도세 기준 변경도 거들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비슷하게 장 팀장은 실제 구매수요와 수도권 타 지역에 비해 싼 주택가격을 언급했다. 

실제 별내의 경우 노원·도봉·동대문 주민들의 이주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도 저렴하고 주거환경·교통의 편리함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서울 강북권의 주민들이 신도시로의 이주를 고려할 만한 곳은 별내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파주의 경우도 이와 비슷해 서울 은평·서대문, 일산의 헌 아파트 수요는 파주로 옮겼을 때 주택가격면에서 조금 더 큰 규모로 이주가 가능한 점을 꼽았다. 이들 역시 다른 아파트 시장을 선택할 만한 곳이 없다. 반대로 강남권의 경우 분당·용인·판교·광교·동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선택지가 주어져 수요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향후 중대형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두 전문가 모두 아직 호재라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수도권 기존 미분양 물량 해소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금융규제 완화를 후속조치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팀장은 6억원 이상 중대형 수요가 강남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중대형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아 일반 수요보다는 투자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중대형 시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향후 2기신도시 중 서울근처 위성도시가 아닌 파주의 경우 현재 공급물량이 소진되면 앞으로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며 "정부에서 중대형 시장에 대한 금융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줘야 향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현재 중대형 시장 투자수요는 지방혁신도시와 세종시 등으로 많이 빠져나간 상태"라며 "실수요자 중에서도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에 대한 금융·세제지원으로 더 많은 중대형 물량을 소진해야 한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