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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회장 '부음' 씨엔케이 주가 '신음'

자살로 억울함 토로…업체는 낙폭 줄여 5.57% 하락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4.25 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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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메룬에 머무른 대표와 자살한 전 부회장. 대국민사기극, 다이아몬드·주가조작 스캔들로 연일 입방아에 올랐던 씨앤케이가 다시 내환에 울고 있다. 5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상장폐지 위기를 극복하고 상승국면을 기대했으나 이번 돌발변수로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지난달 14일 자원개발 전문업체인 씨앤케이인터내셔널(039530, 이하 씨앤케이)은 지난해 영업이익 6억21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째 적자상태였으나 아슬아슬하게 상폐를 모면했다. 종가 기준 22일 31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5830원까지 올랐고 22일 658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조작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씨앤케이의 전 부회장 임준호 변호사(56·사법연수원 14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체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씨앤케이는 전일대비 5.57%(265원) 하락한 44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돌발변수를 투자자들이 악재로 해석했다는 진단이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물량이 빠져나왔다. 장중 7% 이상 빠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매도세가 주춤해지면서 낙폭이 줄었다.

◆불변의 금강석, 악재로 돌변 '외교부 나선 대국민사기극'

2010년 12월 외교통상부는 씨앤케이 자회사인 씨앤케이마이닝이 카메룬에서 추정 매장량 최소 4억2000만캐럿, 세계 연간 생산량 2.6배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후 보름 만에 이 업체 주가는 3000원대에서 다섯 배 이상 폭등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모빌롱 현장. ⓒ 씨앤케이인터내셔널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모빌롱 현장. ⓒ 씨앤케이인터내셔널

시간이 흘러 2011년 9월 외교부가 매장량을 부풀려 씨앤케이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이 조사에 착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9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 등으로 임 전 부회장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때 임 전 부회장은 허위 보도자료 작성에 관여, 이득을 본 것은 물론 타인의 명의를 빌려 자신이 운영하던 업체자금을 횡령하고 차명계좌를 통해 미공개 정보로 씨앤케이 주식에 투자한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지난달 말 첫 재판 이후 내달 두 번째 재판이 예정됐던 임 부회장의 자살로 사건은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현재 오덕균 씨앤케이 회장은 고발 직후 카메론으로 출국해 귀국을 꺼리고 있다.

◆'다이아'보다 '금' 그러나 기대는 여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임 전 부회장은 24일 오전 10시3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주차장 BMW SUV 차량 조수석에서 숨진 채 누나에게 발견됐다. 경찰은 임 변호사 시신 주변에서 자살에 쓰인 번개탄 3장과 컴퓨터로 작성된 A4 용지 6장 분량의 유서 등을 발견했고, 타살 의심 흔적을 찾지 못해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서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씨앤케이 사건과 관련, 억울하다는 내용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캔들을 남기고 떠난 임 부회장은 결국 다이아몬드를 씨앤케이의 매출과는 연결 짓지 못했고 이런 상황은 변함이 없다. 실제 씨앤케이는 지난해 매출액 100억원가량 중 60억원 이상은 금 유통으로, 나머지는 수로관 관련 사업으로 올렸다.

업체는 지난달 실적 공시에서도 "금 유통 사업부문의 금 시세 변동성이 커져 고금유통사업 매출이 줄었지만 매출이익이 높은 사금매입 관련해 발생한 매출액 증가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지난 1월20일 카메룬 모빌롱 현장에서 채굴한 다이아몬드 원석이 처음 국내 반입돼 일말의 기대감도 일고 있으나 품질을 구분하는 등급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며 양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는 연간 전체 채굴 규모에서 25% 정도만 보석용으로 사용되며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저가인 공업용으로 쓰인다. 국내 한 경제전문지에 따르면 약 617캐럿인 이 원석에 대한 킴벌리 프로세스 평가액은 14만2000달러다.

한편 UN(국제연합)이 다이아몬드 공정거래를 위해 제정한 킴벌리 프로세스는 분쟁지역의 수출·수입을 감독하기 위해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한국 등 가입국은 킴벌리 프로세스 증명서가 없는 다이아몬드를 사고 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