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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거물급 빅3' 국회 입성…여야 정계개편 '촉각'

안철수에 쏠리는 눈·김무성에 기우는 귀·민주당에 향하는 손가락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4.25 10: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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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변은 없었다. 4·24 재보선을 통해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후보 등 이른바 '빅3'가 국회에 무난히 입성했다. '압도적 우세'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존재감을 잃었다. 국회의원 선거구 3곳 가운데 한 곳도 건지지 못한 것은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제1 야당이라는 위상이 무색하다. 안 후보의 원내진입과 중량감이 큰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컴백'은 정계개편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보선에서 '빅3'로 불린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당선자와 무소속 안철수 당선자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훌쩍 뛰어넘는 득표율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초의 대세론을 더욱 공공히 하는 동시에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관심을 모은 서울 노원병의 안 당선자는 여론조사 수치보다 높은 60.5%의 지지율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해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2.8%,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5.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안 당선자는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면서 "안철수의 새출발을 꼭 지켜봐달라"고 당선소감을 전했다.

부산 영도에서는 김 당선자가 65.7%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민주통합당 김비오 후보가 22.3%로 뒤를 이었고,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는 12.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당선자는 "타지역에서 왔음에도 높은 지지를 보여준 주민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영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청양에서 최고 지지율이 나왔다. 이 후보가 77.4%의 높은 지지율로 국회에 입성한 것. 민주통합당 황인석 후보는 16.9%를 기록했고, 통합진보당 천성인 후보는 5.7%의 지지율에 그쳤다. 당초 80% 득표율을 기대했던 이 당선자는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준 주민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초반의 대세론이 끝까지 유지됐다는 것과 이후 '빅3'가 정계에 미칠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재보선에 비해 역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대세론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북핵 위협에 따른 한반도 위기고조로 선거 이슈가 묻힌 것은 물론, 판세 변동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선거 자체가 과거에 비해 정국의 화두로 부각되지 못했다.

◆안철수 야권 재편의 핵?

안 당선자의 당선으로 야권은 당장 움츠러 들었다. 신당창당, 민주당 입당 등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그의 움직임에 따라 야권의 지형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경우 새 지도부를 뽑는 5·4 전당대회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이 쏠린다.

'안철수 신당'의 실현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대선 이후 안 당선자를 지척에서 보좌했던 선거캠프와 외곽조직 중심으로 창당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안 당선자가 재보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미국에서 귀국하면서부터 정계의 눈은 '안철수 신당'에 쏠려 있다.

지난 대선 당시부터 지금까지 안 당선자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피력하고 있다.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기성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안철수 신당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5·4 전당대회로 구축될 민주통합당의 새 역학구도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민주통합당의 당권이 지금과는 다르게 비주류로 넘어가면 연대를 검토할 수도 있지만 주류가 당권을 유지한다면 창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5선 고지 김무성…돌아온 이완구

이번 재보선으로 5선 고지에 오른 김 당선자와 이 당선자의 여의도 재입성으로 여권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여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거물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 당선자는 친박계 좌장을 지내면서도 비박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장점으로 당내 새로운 구심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대선 때 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해 이미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충남도지사 출신으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이을 충청권 리더를 자임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나설 이유도 충분하다.

이처럼 중량감 있는 두 의원의 등장은 당내 리더십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계 관계자들은 당장 5월 초 있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두 사람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통합당이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뼈아픈 비판도 들린다. 국회의원 선거구 3곳 가운데 한 곳도 건지지 못한 것은 물론 2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이유에서다.

◆위기의 민주통합당 "이를 어째…"

민주통합당의 패배는 일찌감치 점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패배로 인한 책임론과 당권을 둘러싼 계파갈등 등으로 분란이 일면서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4·24 재보선을 준비했던 셈이다. 여당에서 작정하고 내놓은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의 거물급 정치인에 대적할 인재도 없었거니와 이런 가운데 안 당선자가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자 민주통합당은 패닉에 빠졌다. 결국 '야당의 무대'라고 불려온 재보선에서 무대를 내주고 말았다. 거대여당을 견제하고,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서울 노원병에 후보를 아예 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 

정권 초기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난맥상과 '불통 논란'이 야권의 호재로 작용할만도 했지만 민주통합당에는 아무런 효험이 없었다. 정계 일각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일찌감치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오전부터 파장 분위기였다는 말도 들린다.

안 당선자의 국회 입성으로 민주통합당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돌풍처럼 몰아칠지, 지나가는 솔바람일지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보인다.

등 돌린 민심을 되찾을 기회는 있다. 5·4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주류-비주류 간 갈등을 극복하고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하지만 '안철수 돌풍'과 '여당 강풍'을 맨몸으로 맞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민주통합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의 문'을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을 통해 새누리당은 2석을 더 얻어 154석이 됐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으로 변함이 없고, 무소속은 7명으로 늘었다. 전체 평균 투표율은 33.5%, 국회의원 3곳의 평균 투표율은 41.3%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