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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뛰어난 특유 코너링' 토요타 86, 디자인까지…

역동적인 이미지 구축…낮은 무게중심으로 드리프트 '충만'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4.23 15: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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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86은 만화 속 AE86 이미지가 쉽사리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날렵하게 제작되면서 경량 스포츠카의 모습을 완벽히 살려냈다. Ⓒ 토요타자동차  
토요타 86은 만화 속 AE86 이미지가 쉽사리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날렵하게 제작되면서 경량 스포츠카의 모습을 완벽히 살려냈다. Ⓒ 토요타자동차

[프라임경제] 토요타 AE86 스프린터 트레노가 20년 만에 '토요타 86'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더군다나 대규모 리콜사태와 일본 대지진을 경험했던 토요타가 '신생 토요타'를 외치면서 캠리와 함께 선보인 만큼, 적지 않은 관심사를 이끌어 냈다. 비록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볼룸모델은 아니지만 '대중 차량'로 굳어진 토요타 브랜드의 이미지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지난 1983~1987년 생산됐던 'AE86' 계통을 이어받은 토요타 86이 지난해 국내 출시됐다. 20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만큼 매니아 층의 기대를 받으며 출시된 토요타 86이 실제 도로에서도 만화와 같은 세심한 주행이 가능할까.

서울에서 자유로를 거쳐 일산 킨텍스를 오가는 고속도로와 서울 도심 내에서의 주행을 통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전혀 달라진 내외관…스포츠카 위용 과시

10년도 더 된 구형차인 '토요타 AE86 스프린터 트레노(이하 AE86)'을 몰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스피드(전제조건 고갯길 내리막)로, 다른 드라이버의 도전을 차례차례 이겨나간다.

'스트리트(거리)경주'들의 이야기를 그린 일본 만화 '이니셜 D'에 등장하는 AE86 스프린터 트루에노 모델은 5세대 코롤라 라인업의 하나인 작은 경량 쿠페형 스포츠카(1983년 발표)다.

   실내인테리어도 대쉬보드를 좌우 대칭 형태로 디자인했으며 모든 작동 버튼도 큼지막하게 제작해 별도 튜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스포츠카'의 모습을 갖췄다. Ⓒ 토요타자동차  
실내인테리어도 대쉬보드를 좌우 대칭 형태로 디자인했으며 모든 작동 버튼도 큼지막하게 제작해 별도 튜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스포츠카'의 모습을 갖췄다. Ⓒ 토요타자동차

하지만 최근 출시된 토요타 86은 만화 속 AE86 이미지가 쉽사리 연상되지 않을 정도로, 외관이 전혀 닮지 않았다. 이런 차이는 비록 토요타 86이 AE86에서 영감을 얻어오긴 했지만 전체를 리메이크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이러한 연유로 토요타 86을 전체적으로 날렵하게 제작해 경량 스포츠카의 개념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차체도 △전장 4240㎜ △전폭 1775㎜ △전고 1425㎜로 상당히 낮은 편. 차량 앞쪽에 위치한 엔진도 주행시 작용하는 관성력을 낮추기 위해 저중심 설계 중심고인 460㎜ 높이에 설치했다.

전면부 헤드램프는 AE86(스프린터 트루에노 기준)에 장착된 팝업 형식이 아닌 하나의 벌브로 하이빔과 로우빔을 모두 소화하는 HID 헤드램프와 날렵한 디자인의 LED 클리어런스 램프를 적용해 효율성과 미관을 모두 충족시켰다.

여기에 중앙부에 굴곡이 잡힌 지붕을 거쳐 리어 휀더까지 떨어지는 차체 실루엣과 양 측면의 근육 후드는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포츠카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실내인테리어도 튜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스포츠카'다운 모습이다. 운전석에서 차량 중심축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대쉬보드를 좌우 대칭 형태로 디자인했다. 여기에 모든 대쉬 보드의 버튼도 큼지막하게 제작함으로써 조작의 편의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시트 포지션은 40m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아 바닥에 주저앉는 기분이 들지만, 다이내믹한 주행에서도 안정된 차량 조작이 가능할 만큼 탑승자를 감싸 안는 듯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를 지지하면서 변속 조작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충분한 쿠션 길이를 확보해 페달 조작을 위한 다리 움직임도 용이했다. 스티어링휠도 보다 민첩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토요타 차량 중 최소 지름인 365mm의 원형으로 제작해 수준급 그립감을 선사한다. 

또 폴딩 기능이 적용된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레이스용 타이어 4개 또는 골프백 2개가 적재 가능할 정도로 평평하고 넓은 적재 공간을 실현하기도 했다.

◆주행보단 코너링 능력에 초점…운전 실력 향상에 큰 도움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면, 스포츠카 특유의 엔진음이 출발 신호를 알린다. 토요타는 '사운드 크리에이터'를 탑재해 풍부한 정통 스포츠카의 엔진 음향이 달리는 주행감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이로 인해 저속과 고속에서의 엔진 소리가 극명한 차이를 보여 운전자에게 또 다른 운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사측에 따르면 가속 페달 조작으로 발생하는 엔진 흡기음을 실내로 유입해 완만한 가속에는 부드러운 음향을, 급가속에는 역동적인 음향을 발생시켜 각기 리듬감 있는 사운드를 즐기도록 한 것이다.

토요타 86이 대중 스포츠카를 선도하기 위해 채택한 구동방식은 후륜구동으로, 그 대표작이 AE86이다. 하지만 정작 AE86는 전륜구동을 적용하려 했으나 구동방식 변경에 따른 시간 및 비용 문제가 제기되면서 일반 세단이나 왜건은 전륜구동(FF)방식으로, 스포츠 모델인 AE86은 후륜구동을 고수한 것에 불과했다.

토요타 86이 빨리 달리기 위해 탄생한 스포츠카가 아닌 만큼 주행성능은 △최고출력 203마력(7000rpm) △최대토크 20.9㎏·m(6400~6600rpm)으로 월등한 파워를 발휘하진 않는다. 하지만 토요타 86에 적용된 4기통 수평 대향 D-4S 엔진이 스바루 전매특허인 '박서엔진'과 토요타 직분사 기술이 결합하면서 주행감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특히 일반 엔진보다 무게중심이 낮은 박서엔진은 매끄러운 주행과 안정적인 코너링을 실현하면서 드리프트 마니아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 86은 브레이크 성능보다는 감속G(중력 가속도)의 컨트롤에 초점을 맞췄다. 코너 진입시 혹은 도중에서의 제동력 컨트롤을 위해 부스터 특성 및 코너에서의 응답성을 튜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운전자 실력에 따라 여러 코너를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토요타 86은 세단의 라인업에서 출발한 이전 AE86과 달리 '스포츠카'를 목표로 제작된 모델인 탓에 세단의 편안함이나 넓은 실내 공간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토요타 86에 대한 기대감이 줄지 않는 이유는 '86'이라는 네임벨류와 개성 강한 디자인, 운전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모델이라는 것이다. 토요타 86 가격은 수동 3890만원, 자동 46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