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쿠페는 언뜻 보기엔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전면부 그릴이 더욱 커지고 후면부 범퍼도 투톤 칼라로 적용하는 등 세단보다 한층 역동적이고 입체감 있는 외관을 자랑한다. Ⓒ 현대자동차 |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아반떼 쿠페(Avante Coupe)'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더군다나 시장이 별로 크지 않은 차종인 만큼,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연 시장에서 반전을 일으킬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현대차가 기존 아반떼 모델에 뛰어난 주행성능과 차별화된 스타일, 준중형급의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아반떼 쿠페'를 지난 2일부터 출시했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기존 아반떼의 파생 차종이라는 점으로,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아 시장에서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 달리 개인적인 관점에선 이번 아반떼 쿠페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이러한 유사 모델이 의외의 인기로 시장에서 호황을 누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쿠페답지 않아 더욱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
지난 1983년, 토요타는 준중형 모델인 5세대 코롤라 라인업의 하나로 작은 경량의 쿠페형 스포츠카를 발표했다. 이 모델이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토요타 'AE86 스프린터 트루에노(이하 AE86)'다.
물론 AE86은 전륜구동의 코롤라 E90(1987년)의 등장으로 단종 수순을 밟았지만, 일본 현지에는 AE86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일본 만화 이니셜 D에 등장한 덕분에 수많은 폐차 직전의 AE86들이 갑자기 고가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는 이러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스바루와 공동으로 새로운 경량 스포츠카 모델명을 토요타 86으로 정하기도 했다.
실내 인테리어도 기존과 비교해 큰 변화를 주진 않았지만, 세단 수준의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워크-인 디바이스 및 6대4 뒷좌석 폴딩 시트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채택했다. Ⓒ 현대자동차 |
'아반떼 쿠페' 역시 기존 현대차 준중형 모델인 아반떼에 중형급 누우 2.0 GDi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쿠페 모델이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함께 2도어 타입의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을 통해 쿠페형 차종의 역동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쿠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관은 세단보다 한층 역동적이고 입체감 있게 완성했지만, 언뜻 보기엔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나마 전면부 헥사고날 그릴이 기존 모델대비 더욱 커지고 과감하게 디자인된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변화를 줬으며 후면부 범퍼도 투톤 칼라를 적용한 정도에 그쳤다.
이처럼 전체적인 아반떼 쿠페 디자인의 변화가 최소화되면서 과감한 '쿠페' 모습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쿠페 모델이라 할지라도 걸맞지 않은 스포티한 디자인은 개성이 강한 젊은 층에게도 부담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도 기존과 비교해 큰 변화는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센터콘솔 상단 좌우에 있던 통풍구가 아래로 내려갔으며 창문을 여닫는 버튼이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아반떼 쿠페는 넓은 실내 공간의 확보를 위해 △승하차시 편의성을 증대시켜주는 워크-인 디바이스 △6:4 비율로 접어 2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뒷좌석 폴딩 시트 등을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세단 수준의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편의성을 높인 시트 벨트 연장 가이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채택하기도 했다.
◆고가 스포츠카 '야성미'보단 세심한 컨트롤 '인상적'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누르자 쿠페 특유의 힘 있는 엔진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조용해진다. 물론 정숙성을 중하게 생각하는 고객이라면 엔진소리가 귀에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또 쿠페를 구매하지도 않았지만), 쿠페를 구매하는 고객이라면 이정도 엔진 소리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아반떼 쿠페는 중형차급 엔진인 누우 2.0 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175마력(ps), 최대토크 21.3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면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와 함께 시속 100㎞까지는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하지만 시속 100㎞ 이상의 주행에서는 속도계가 생각만큼 빠르게 올라가지 않으면서 고가의 수입 스포츠 쿠페의 '야성적인 주행감'을 느끼긴 힘들다.
하지만 아반떼 쿠페는 주행성능보다는 여유 있는 주행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가 강조한 아반떼 쿠페 핵심은 '달리기(Ride)와 핸들링(Handling)'으로, 중·고속 가속능력보다는 묵직한 핸들링으로 인한 세심한 컨트롤이 인상적이다.
또 연비 12.4km/ℓ의 누우 2.0 GDi 엔진을 탑재해 동력성능을 중형차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탁월한 변속감도 제공한다. 아울러 서스펜션 강성을 증대시키고 스티어링 응답성을 향상시켜 준중형 차급에서는 느낄 수 없던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케 했다.
개성이 강한 아반떼 쿠페는 세단과 다른 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운전을 즐기는 사람을 타깃으로 잡고 판매 목표를 연간 5000대로 잡고 있다. 물론 크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는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의외 변수로 그 이상의 결과도 기대할 만한 차종이라 생각된다.
한편, 아반떼 쿠페 판매 가격은 스마트 모델이 △수동변속기 1645만원 △자동변속기 1795만원이며 △최상위 트림 프리미엄 199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