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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어둠 안에서 빚은 투박함만의 순수, 느껴지나요?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4.19 1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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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을 맞아 KSD문화갤러리에서 KSD문화갤러리에서 열리는 '2013 장애인 미술가의 희망나누기' 특별전시회. = 이정하 기자  
'장애인의 날'을 맞아 KSD문화갤러리에서 열리는 '2013 장애인 미술가의 희망나누기' 특별전시회. = 이정하 기자
[프라임경제] 투박한 흙으로 빚어낸 사람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는데요. 튀어나올 것 같은 큰 눈에 두꺼운 입술에서는 순박함이,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게 웃는 모습에서는 여유로움이, 나비넥타이를 한 신사에게서는 멋스러움이 느껴지네요.

이달 초부터 오는 23일까지 한국예탁결제원 문화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이 작품은 대구광명학교의 김채움(초2), 손형우(중1), 김동민(중1)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인데요. 이 세 명의 어린이는 모두 1~3급의 시각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여느 유명작가의 작품보다도 보는 이로 하여금 뭔가 특별함을 전해주는 것 같은데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성취'를 말 대신 작품으로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4월20일은 33번째를 맞는 '장애인의 날'입니다. 이날은 장애인의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시키고 지난 1981년 재정됐는데요. 과거나 30여년이 지난 지금이나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불평등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굴레와도 같습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가구의 빈곤율(가처분소득 기준)은 일반가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애인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2272만원이었습니다.

장애인 가구의 삶이 일반 가구에 비해 팍팍한 것은 취업을 통해 일자리를 얻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장애에 따른 병원비와 약값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때문으로 분석되는데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장애로 인해 추가 지불하는 비용은 2011년 기준 월 평균 16만원인데 비해 장애인 고용률은 36%에 불과, 전체 평균의 60%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장애인 학우들을 위한 교육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전국에 설치된 특수학교는 150여개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교사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학부모들의 애를 태운다고 하네요.

이 예로 청각장애인의 경우 전국 15개 특수학교 391명 교사 가운데 수화통역 자격증을 보유한 교사는 전체 6.1%에 그쳐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양질의 교육 결여와 장애인 취업 기피 등이 악순환을 반복, 불편한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시절 제가 다니던 과에는 앞이 보이지 않아 시각장애견과 함께 등교를 하는 학생이 있었는데요. 교수님들의 배려와 봉사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학교를 마쳤고 지금은 비장애인인 평범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짠한 감동스토리가 아니라 평범한 한 시민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네요. 장애인, 그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우뚝 설 수 있게 우리가 손 내밀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