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탐방] 경기도장애청년 취업희망 볶는 '나는카페' 특별한 커피향

내년 15개점 오픈, 전문교육·취업·문화생활 등 일자리창출 구슬땀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4.19 16:50:4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경기도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수는 3만6612명. 경기도는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공간을 만들기 위해 팔을 걷었다. 18일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의 한국마사회 본관 1층에 위치한 '나는카페' 4호점을 찾았다. '나는카페'는 지난해 11월 안산평생학습관 1호점을 시작으로 4호점까지 개소했다. 장애인일터로 발돋움 중인 '나는카페'는 한국마사회와 경기도청의 지원으로 내년 15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나는카페는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이지만, 내년 하반기 중 사회적기업 인가를 받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장애청년들이 안정된 직장을 얻을 수 있도록 커피전문점과 치즈공장, 사회적기업 등 일자리창출사업을 넓힐 예정입니다."
    
"커피향 맡으며 음료 만들어요" 나는카페에 근무하는 장애청년 바리스타들은 직접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든다. 나는카페는 4호점까지 개점됐으며 내년까지 100여명의 장애청년 취업을 목표하고 있다. = 이혜연 기자

안영선 경기도청 사회복지담당관은 "나는카페는 '나(I am)'과 '날다(Fly)'라는 두 의미를 통해 장애인 근로자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갖고 이룰 수 있다는 희망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4호점까지 총 16명의 장애인 근로자들이 바리스타로 고용됐다. 이들은 모두 경기도청에서 장애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꿈을 잡고 프로젝트(Job Go)' 교육과정 이수자들이다.

◆3박자 어우러진 '나는카페' 일자리사업

나는카페는 한국마사회, 경기도청, 사단법인 '장애청년 꿈을 잡고' 등이 이뤄낸 장애인일터로 불린다. 한국마사회는 경제적 지원을, 경기도청은 장소 마련, '장애청년 꿈을 잡고'는 양성교육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꿈을 잡고'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바리스타 직업훈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나는카페 확장 계획에 따라 취업연계 활동도 넓힐 방침이다.

교육과정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뤄진다. 현재 도내 발달 장애청년 중 선발된 교육생 55명이 바리스타 교육, 문화생활, 심리치료, 취업 등의 교육과정을 지원받고 있다. 특히 오전에는 바리스타 교육, 오후엔 문화생활 등 두 영역 프로그램으로 장애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다.   

또, 올해부터는 장애청년들이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한국능력교육개발원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부분은 필기시험보다는 실기시험에 비중을 둬 장애청년들이 실질적 업무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청년 어머니, 전화 한 통으로 시작

"나는카페는 경기도청으로부터 걸려온 발달장애청년 어머님의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습니다. 어머님은 장애를 가진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되는 마음에 편히 눈을 감을 수 없다는 고민을 털어놓았죠. 그래서 경기도청은 장애청년들이 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전문교육과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안영선 담당관은  
안영선 담당관은 "장애청년들이 부모의 돌봄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나는카페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이혜연 기자
나는카페는 각 호점마다 5명 내외의 장애인 근로자들과 매니저 1~2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비장애인과의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애인 근로자 부모도 함께 일터로 나와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안영선 담당관의 말을 빌리면, 나는카페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사람들과 접촉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 안에서 장애인 근로자들은 커피를 내리고, 음료를 전달하며 손님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매주 수요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바로마켓'에서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참석해 커피 판매하며 상인들과 교류 활동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또, 개점을 앞둔 5호점(능곡점)에서는 아파트 안에서 무료 시음회 행사를 열어 활발한 홍보활동도 계획했다.

◆'전문직 종사자' 강한 자부심

어떤 이들에게는 '장애인이 만드는 커피가 맛이 있을까'라는 선입견이 있기도 한데, 일단 나는카페를 방문한 이후엔 생각이 사라진다고 경기도는 자신한다. 한 번 찾아온 고객은 계속 이곳을 이용하게 될 만큼 커피 맛과 정성스런 서비스가 매혹적이라고.

"장애인이 만든 커피 맛이 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죠. 하지만 나는카페 1호점 개점 이후 6개월간 방문하는 이용객들을 잘 살펴보면, 재차 삼차 계속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아늑하면서도 활기찬 공간의 특색 있는 모습도 좋지만, 무엇보다 커피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죠."

이곳의 장애인 바리스타들은 다들 전문직 종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됐는데, 귀한 기회를 얻은 만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고 한다.

한편, 사회적기업의 증가 추세에 따라 나는카페도 올 하반기 사회적기업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청은 내년까지 나는카페를 15개점까지 개점해 장애청년 100여명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는카페가 사회적기업으로 가려는 이유는 장애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지금도 나는카페에 장애청년들을 고용하고 있는데요, 카페에서 판매할 치즈를 만들 공장을 건립하려 합니다. 이 공장에서도 장애청년들을 고용해 이들로 하여금 정년 없는 직장에서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