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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연구소 떠난 적 없어요" 30년 신약개발 김용주 레고켐 대표

'세계적 신약개발 꿈' 핵심인력 7명 동고동락… '글로벌 신약개발 리더' 꿈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4.18 17: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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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인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가 바로 우리 회사의 슬로건입니다. 몽골의 속담이기도 한데요. 글로벌 신약개발에 대한 열정을 담은 회사의 구호이기도 합니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의 김용주 대표이사는 "상장을 발판 삼아 '오직 신약만이 살길'이라는 신념과 열정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신약연구 개발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레코켐은 오는 23~24일 수요예측을 거쳐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30년 동안 연구소를 벗어난 적이 없고 오직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했다고 자랑스럽게 자신을 소개한 김 대표를 18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어쩌면 편협하게 살아온 것 같다"면서도 "한 분야에 정진해 왔으며 지금도 연구소에서 연구진들과 함께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기업 횡포에 아픔 있었지만…

김 대표는 서울대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유기화학을 전공, 이학박사를 취득한 전문가이다. 그러나 그는 1983년 LG화학 기술원으로 입사해서야 신약연구를 시작했다. 불과 3년 만에 성과를 내, 성취감을 맛보기도 했다.

   김용주 레코컴 대표이사 ⓒ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레코컴 대표이사 ⓒ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입사 후 첫 과제는 비타민 E의 국산화 연구였고, 당시에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불과 2년 만에 상업화에 성공해 1985년에는 10톤 정도를 생산해 매출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글로벌 제약사의 횡포에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고 중단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국내시장을 독점하던 외국 메이커(MAKER)인 로슈(Roche)와 다케다(Takeda) 등이 생산을 견제하기 위해 덤핑공세를 펼쳤고 LG화학이 생산을 강행하자, 핵심 중간체 2종의 국내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게 된 것.

이후 그는 미국 샌디에고 현지연구소 법인장,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당뇨병치료제, 간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환군에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지난 2005년 신약연구소장직을 끝으로 23년간 몸담았던 LG생명과학을 떠나 이듬해 팀장급 핵심인력 7명과 함께 레고켐을 설립했다. 
 
◆레코컴? "블럭 쌓듯 의약화학물 합성"

레코컴은 장난감 레고 블럭을 쌓듯이 의약화학물을 합성해 가는 신약개발의 핵심기술인 레고케미스트리(LegoChemistry)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 같이 붙였다. 이 기술은 김 대표의 오랜 노하우를 개념화한 것으로 레고켐은 현재 20여종의 고유한 모핵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모핵구조는 초기약물평가시스템 기술과 단계별 의사결정시스템을 접목시켜 개발단계에서 실패 확률을 예측해 성공률을 높이고 신약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발굴하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레고켐은 자체적인 합성신약 설계방법을 통해 차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신약후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김 대표는 42명의 임직원 가운데 박사는 7명 석·학사는 35명이며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출의 95%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신약후보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장 후에는 △매년 1건 이상의 임상 후보 발굴 △매년 1건 이상 기술 이전 △독자적 임상2상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코컴은 현재까지 글로벌 제약사 포함 7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으며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체결한 계약은 1억4000만달러(한화 1500억원) 규모며, 후보물질 단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이전한 그람음성균 항상제는 최근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슈퍼박테리아에 치료효과가 있는 슈퍼항상제 후보군이다.

◆상장특례 활용, 코스닥 11번째 입성

레고켐은 상장특례제도를 활용, 코스닥시장에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상장특례는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경영성과 및 이익, 매출액 요건 등 상장기준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이 제도를 이용, 코스닥에 상장되는 열한 번째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발판으로 삼아 레고켐의 대외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신약개발 리더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내년부터 임상후보 한 개씩 발굴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기존 7개 기술이전을 통해 중도금 및 신규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고켐은 이번 공모에서 140만주를 주당 1만3800~1만5500원에 모집해 약 193억~217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자금은 R&D(연구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며 내달 2~3일 양일간 청약을 받는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