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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카드슈랑스 25%룰, 보험·카드 쌍코피

25%이상 판매하던 곳 타격, 대형사엔 시장진출 기회 될 수도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4.18 17: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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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부터 실시된 카드슈랑스 룰 변경 때문에 중소보험사와 카드사가 실적 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카드슈랑스는 신용카드사가 보험 판매를 대행하는 것으로 지난해까지 꾸준히 판매규모가 늘어난 효자채널이지만 올해부터 카드사가 판매할 수 있는 특정 보험사의 상품이 전체 실적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타 금융보험 대리점과 형평성을 맞추며 대형 보험사와 계열사간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중소보험사·카드업계 실적악화 고민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그동안 카드슈랑스를 통해 서로 '윈윈' 하던 보험사와 카드사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카드슈랑스 채널을 통한 판매 실적은 △2009년 8984억원 △2010년 1조102억원 △2011년 1조3768억원 △2012년 1조5428억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카드업계의 경우 시중은행의 보험판매인 방카슈랑스보다 수수료가 더 높아 카드슈랑스는 선호하는 부대사업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은행창구에서 저축성보험을 팔 경우 은행은 고객이 낸 월 보험료의 3%를 수수료로 받지만 카드사의 경우 4%의 수수료를 받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업계 규제가 날로 강화되며 카드슈랑스는 보험사들이 선호하는 부대사업 중 하나였는데 이마저도 규제가 강화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특히 라이나생명, AIA생명, 흥국화재 등 TM채널 위주의 영업을 펼치는 중소형보험사들이 카드슈랑스 25%룰로 인해 매출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M채널의 경우 대면채널 위주의 영업을 하는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와 외국계사가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형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 50% 가까이 카드슈랑스를 이용하던 보험사들의 경우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기 위함이긴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이 선택의 제한을 받게 되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 위험, 대기업에게 틈새시장 줄 수도

보험사와 카드사들은 25%룰이 도입되면서 소비자가 많이 찾는 인기상품의 경우 판매가 제한돼 전화 상담원이 다른 상품을 추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경우 25%룰 안에서 다른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고객이 선호하지 않는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불완전판매 요소가 있을 수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의 몰아주기를 방지하려다 오히려 대기업들에게 틈새시장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다수의 보험사와 계약을 맺는 만큼 기존 50%정도를 판매하던 A사의 상품을 25%밖에 팔지 못한다면 타보험사들과 제휴를 통해 상품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기업이나 기존 카드슈랑스를 하지 않았던 보험사들에겐 시장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