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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출신 파독간호사 "순천독일마을 갈등 이해 안돼"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4.17 16: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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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69년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돼 40년 이상 독일에 살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2세들이 독일 주류사회에 편입해 있습니다.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어 입주를 신청했는데 지역사회 갈등으로 기공식이 미뤄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재독일 대한간호사회 노미자 고문(71.여)은 17일 "지난주 기공식을 갖기로 했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에 200만원이 넘는 비행기요금을 내고 고국에 왔는데, 기공식을 연기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한숨을 몰아쉬었다.

순천독일마을 시행사인 리버벨리(대표 김화중)는 지난주 금요일 순천시 옥천동 독일마을 부지에서 기공식을 갖기로 했으나, 일부 주민과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기 연기됐다.

연기된 사유는, 시행사 측이 부지조성을 위한 지질조사용 장비투입을 위해 폭 3m 넓이의 길을 내는 과정에서 수십명에 달하는 토지소유주들이 "동의한 적이 없다"며 반발, 당국에 고발된 상태다. 일부 시의원들과 주민들이 이를 빌미로 기공식 행사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폈다.

노 고문은 "2004년 김화중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독일에 왔을때 파독간호사와 광부들이 고국에서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드려서 성사된 것이다"며 "꼭 순천이 아니어도 좋다고 했으나 마침 순천에 적당한 전원마을 부지가 있어 '호남을 살리자'라는 뜻으로 기꺼이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기로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기 와보니 기공식도 취소됐다니 황당할 뿐만 아니라 내고향은 여수 돌산도지만 독일에서도 항상 전라도를 알리고 사랑했는데 지역 정치권의 네거티브는 어떠한 말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한국이 경제는 발전했지만 정치는 하위권이고 특히 공중도덕과 배려는 아예 하위권이다"고 비판한뒤 "우리는 연금이 나오기때문에 호남의 2세들을 위해 교육과 언어, 문화, 장학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50명이나 독일마을에 입주하기로 했는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순천 독일마을 시행사 측은 옥천동 임야 22만1325㎡(6만7000평) 부지에 100평 규모의 170개 필지를 조성해 독일교포마을 60세대 그리고 나머지 110개 필지는 3층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지어 400여세대를 분양할 예정이다.

시행사 측은 당초 독일마을 부지 옆 정수장을 매입해서 '독일광장'을 추진했으나, 이전부지와 비용이 마땅찮아 현재는 포기한채 추진키로 해 걸림돌은 해소됐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이 "시의회를 경시했다", "조상땅이 있다" 등의 이유로 독일마을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집요하게 반대하는 시의원들은 정치적으로 특정계보에 몸담고 있는 김모, 신모, 정모 의원으로 알려졌다.

임야소유주들 또한 허가없이 길을 냈다며 시행사를 고발했고, 몇몇 땅주인들은 독일마을 인근 사유지 매입협상에서 공시지가 1만원짜리 땅을 평당 30~40만원에 호가를 부르는 등 탐욕을 내고 있어 사업추진이 터덕이고 있다.

독일마을 시행사 측은 지난 10일 전남도 '행복마을과'에 독일마을 조성을 위한 대지조성사업 계획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