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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한 복지기관의 고졸직원 '왕따' 논란

김경태 기자 기자  2013.04.17 14: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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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년실업과 고용문제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고졸채용 육성. 은행권이 먼저 나섰고, 최근에는 공공기관을 비롯,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집단에서도 고졸채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고졸직원에 대한 처우를 대졸직원 못지않은 수준으로 향상시켜 귀감이 되기도 했죠.  

이렇듯 각 사회각계에서 고졸채용 붐이 일고 있지만, 고졸직원에 대한 불평등 대우가 쉽게 개선되지는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기자는 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서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접했습니다.

장애인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 기관에서 벌어진 일이라 놀라움이 더했는데요, 이 기관의 한 부서 직원들이 똘똘 뭉쳐 한 고졸 여직원에게 심한 차별대우를 했고, 견디다 못한 이 직원이 결국 출근을 거부하면서 기관 직원들로부터 당한 인격모독을 사회에 고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관은 보건복지부 소관의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운영하는 곳으로 장애인 복지와 관련한 제반의 업무, 행사 등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A씨가 청와대, 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낸 하소연 형식의 글에 따르면, A씨는 정부의 고졸자 및 보훈대상자 확대 채용 정책에 따라 이 기관에 고용된 뒤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A씨는 사회를 보다 밝게 만드는 곳에서 일을 한다는 기쁨으로 이곳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상도 못한 '조직의 쓴 맛'을 보게 됐습니다. ○○업무 팀 직원들이 똘똘 뭉쳐 A씨의 학력을 문제 삼아 인권모독, 학력비하 등의 푸대접을 서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씨는 자신의 아픈 사연을 담아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당한 폭언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나보다 배우지도 못한 주제에 경력 때문에 급여를 더 받는 것이 진짜 불쾌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배우지 말고 경력이나 쌓을 걸" △"학력비하 발언에… (중략) 본인만 덮고 넘어가면 조용할 일이니까 무조건 덮어" △"○○○ 평가나 팀 평가에 불이익 올 수 있으니까 절대 함구해" "니가 맞다고 해도 우리 4명(팀 동료)이 아니라면 아닌 거야" 등.

A씨 사건은 내부 전산망 등을 통해 이 기관 전체에 알려졌고, 기관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사측과 노측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이 제법 커진 것이죠. 

이 기관 홍보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진상규명위원회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나와 봐야 잘잘못을 가려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에 노조 측 사람도 2명이 포함됐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을 잘 헤아릴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위원회가 사실 파악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A씨의 경우 무기계약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에 가입이 돼 있지 않았을테고, 팔이 안으로 굽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니, 노조가 '왕따'를 행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사원들의 입장을 감쌀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숨기긴 어렵네요.

사회적 약자의 권익과 복지를 위해 설립된 이 기관에서 '왕따' 사건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점, 심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모쪼록 이 불편한 진실이 잘 밝혀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