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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의 역사 돋보기] 태조 이성계 그리고 김관진 국방장관

안천 서울교대 교수 기자  2013.04.15 15: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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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훌륭한 인물의 탄생론에는 상황이론과 자질이론이 교차한다. 상황이 인물을 낳는가, 스스로의 노력과 타고난 자질에 의해서 훌륭한 인물이 만들어지는가?

그에 대한 답변은 항상 종합적 판단론 이다. 타고난 자질과 빼어난 노력이 있어야 하고, 덧붙여서 타고난 상황도 좋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상황론에서는 말하길 나폴레옹이 코르시카 섬에서 태어났기에 나폴레옹이 되었지, 울릉도에 태어났더라면 평생 오징어 등을 잡는 어부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자질 노력론에서는 반론하길 울릉도 어부를 아무리 코르시카에 갖다 놓아도 나폴레옹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나폴레옹은 코르시카에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평생에 걸친 피나는 노력이 있었고 자질도 탁월했지만, 이런 논쟁도 가능한 것이다.

이번에 김관진 국방부장관의 연임은 드라마 그 이상이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로 낙점된 김병관 후보자가 처참할 정도로 상처를 입고 낙마했기 때문에 김관진이 부각된 것이다. 김병관은 신화와 같은 육군 사관생도였다. 육사에 수석 입학하고 수석 졸업을 했다. 육사에 입학할 때에는 서울대학교에 동시 입학을 하고서도 서울대를 버리고 육사를 택했다. 서울대보다 육사가 더 좋다는 것을 몸소 실증해 주었으니, 그 청년 시절의 얘기도 흡사 교육 무용담 같다.

하지만 김병관은 애국심과 국방철학이 국방장관으로 임명될 만큼은 정립돼 있지 않았었다고 보인다.
육사 입학에서 육군 참모총장이 될 때까지의 빛나는 인생은, 예편 후의 사려 깊지 못한 자기관리로 인해 참담하게 무너졌다. 물론 야당의 문제제기가 인간을 성인군자로서의 잣대에 대고 흔든다면 아무도 국정을 맡을 수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국정을 누군가는 맡아야 하는데, 너무 지나친 야당의 신상 털기 흠집잡기 라고 말하기도 한다. 김병관이 끝까지 항변하며 주장하듯 무리한 면도 있었지만, 예편한 뒤에 무기 중개상의 고문이 되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 나라의 육군대장이었고, 참모총장이었던 사람이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혹독하게 말하자면 잡상인의 고문이 되었던 것이니, 대한민국 국민과 국군을 모독한 것이다.
다른 문제 제기야 변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잡상인 대열에 찬조 활동을 하면서 구걸하듯 돈을 추하게 벌수는 없는 것이다.

국방장관은 국가안보의 최고 보루이다. 비상시에는 모든 것을 바쳐 나라를 지켜야 하는 최후의 인물이다. 그런데도 잡상인과의 뒷거래에 한 눈을 파는 사람이, 최후의 애국자가 된다고 믿을 사람은 결코 없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진 한 장마저도 깨끗이 태워 버리고서 독립운동의 길을 떠났던 국난기의 독립운동가들을 되새겨 보라.

국방의 최고 책임자가 푼돈과 타협한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예전의 이완용도 태어나면서부터 매국노가 아니라, 그런 부패에 서서히 물들며 나라를 망친 것이다. 야당의 문제제기는 너무나 옳았다.
그래서 야당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소설과 같이 반전되는 것이다. 그리고 김관진 드라마가 감동 깊게 창작되는 것이다.

김관진은 국방장관으로서의 발탁부터가 아주 재미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도 인간이기에 자신에게 고분고분한 사람을 택하는 사례가 많다. 천안함 폭침과 같은 세계적인 충격적 사건이 터지고, 연평도가 백주에 피폭되는 절박한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칭 고소영 시대라는 비아냥 그대로 후보자를 고른다. 본인과 같은 경상북도가 고향이며 최측근에서 청와대 안보특보로 있던 이희원을 점찍고서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예전 임금님들도 그랬듯이 항상 바른 말하는 정승보다는 아부하는 측근 내시가 더 예쁜 것이라던가?

지난 2010년 11월27일에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인사발표를 하기 10분전에도 TV자막에는 이희원 안보특보가 차기 국방부장관으로 유력하다고 떠올랐다. 그 날의 조간신문에도 기정사실화 돼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측근 참모형 인물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됐다. 이 절박한 난국에는 호랑이 야전장군이 나와야 한다는 건의가 확실하게 개진되었다. 그래도 바른 말을 하는 인물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해 청와대에서 긴급히 찾고 찾아서 별안간 등장한 인물이 김관진이다.

김관진은 권력 주변을 맴돌던 인물이 아니었다. 오로지 조국을 지키는 국방업무 본업에만 충실하며 살아왔다. 그렇기에 군대 전체가 신망하는 무서운 장군이었다. 그래서 역사가 2시간 만에 찾아낸, 호랑이 야전장군이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드라마 같이 국방장관이 된 것이다.

시대가 인물을 낳는가, 상황이 영웅을 만드는가? 위대한 이순신 장군도 임진왜란이 없었다면 초야에 묻힌 평범한 장수였을지 모른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아이젠하워는 소령 14년에 중령을 5년간이나 할 정도로 미미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급기야 미국 대통령까지 만들었다.

김관진의 등장도 북한 측의 극심한 호전적 행태가 만들어 준 역사창조 드라마였다. 천안함, 연평도 도발상태에서의 절박한 민심이 그를 부른 것이다.

그런데 다시금 2년 4개월만에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로 바뀌면서 드라마 2탄이 나온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국무총리 이하 모든 각료가 새로 선임되는 조각과정에서, 김병관이 참혹하게 망신을 당하며 낙마를 하면서 유일하게 전임 장관이 유임된 것이다. 김관진은 국방부 창설 이래로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유임된 첫 장관이 되었다.

전임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고, 새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에도 애초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인물이었다. 김관진은 이명박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도 찾아 간 적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주어진 위치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의 길에만 충실했다.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그대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민심이 그를 두 번이나 불렀다. 역사가 그를 두 번이나 국방장관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그렇다. 역사는 상황론과 자질론 두 가지의 씨실과 날실이 정교하게 짜 맞춰지며 쓰여 지는 것이다. 아니 김관진 장관은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늘이 만든 것이다. 그는 전라북도 임실에서 태어났다. 임실이 어디 인가?

그곳은 먼 옛날 이성계 장군이 거룩한 용비어천 계시를 받은 곳이다. 성스러운 성수산이 존재하는 첩첩산중이다. 태조 이성계 장군께서 김관진 장군에게 어려운 난국을 수습하라고 두 번이나 발탁하신 것이다.

김관진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람이 아니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도 아니었다. 오로지 그의 앞에는 국가와 국민이 있었다.

그는 역사 앞에 당당하고 민족 앞에 의연하며, 적에게는 간담이 서늘한 호랑이 장군일 뿐이다. 그의 국방장관 재취임 인터뷰가 멋지다.

“군인은 국가가 부르면 갑니다”

김관진은 국민대통합이 무엇인가를 증명한다. 이 작은 나라에서 지역이기주의 타령이나 하고 정실, 뒷거래에 연연하며 쓸데없는 입방아 인사를 할 것이 무엇인가?

그간 역대 대통령들의 지역안배 인사는, 사실상 3김씨 지역할거 지방색 시대의 부끄러운 유산이다. 대통령 주변을 맴돌며 겉도는 자를 적당히 안배해야 좋은 인사라는 거짓말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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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관주의 정실인사는 확실히 없어져야 한다. 실력주의 인재 발탁이 중요하지, 안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최고의 실력자, 최고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발탁해 뽑는 것이 국민대통합 인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김관진은 국가안보 국민대통합의 상징 인물이다. 실력주의의 표상이다.

역사는 역사가 쓰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로지 역사 앞에 겸손하고 성실하게 땀 흘려 살면 된다. 나머지는 모두 하늘이 알아서 해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