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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우리은행 신입행원' 이팔성 회장 퇴임사 함의는?

해 주는 것 없이 매번 우리금융 흔들기 당국에 마지막 고언 분석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4.14 15: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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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금융그룹(053000)이 정권 교체 초입에서 사령탑 교체 상황을 맞게 된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4일 사의를 표명,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등에 이어 금융공기업 수장 교체 바람에 동참하게 됐다. 이 같은 용단을 내리게 된 점은 우리금융그룹이 공적 자금 투입 문제로 아직 예금보험공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의 금융공기업'으로 CEO 거취 문제에 시선이 쏠려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임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렇지만 배경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장은 "1967년 우리은행 신입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지난 40여 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를 위해 일했다"며 자신의 경력을 밝혔다. 이는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이 사실상 당국의 의중에 의해 합쳐져 옛 한빛은행이 되고 이것이 오늘날의 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으로 발전했음을 볼 때, 당국의 의지가 금융 발전사에 변수는 될 수 있어도 '상수'는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변한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우리은행의 두 모체를 통해 들어온 이들 갖고 들어온 역사가 그룹 전반, 그리고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모태이자 토양이라는 생각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어느날 당국의 지도에 의해 무에서 유로 솟아나온 게 아니라는 뜻으로도 연결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일각에서 금융공기업 수장 몰아내기 바람이 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을 은연 중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은 또 "한 금융기관의 말단행원에서 시작해 그룹회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영화에 대한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낸 점도 눈길을 끈다. 자료에서는 "취임 이후 정부지분 17%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차에 걸쳐 완전 민영화를 최초로 시도했으나 무산돼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우리금융 민영화가 조기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회장 주변에서 이번 국면에서 이 회장에게 정중하게 용퇴를 요구하는 모양새가 아니라 간접적 압박이 언론 등을 통해 전달되는 양상이 된 점에 안타까움과 서운함을 가진 것으로 전한다. 이에 따라 14일 나온 고뇌에 어린 CEO 용퇴 선언이 앞으로 우리금융을 이끌 차기 수장을 선발하는 과정 더 나아가 우리금융을 다루는 문제에서 당국과 우리금융 내외의 대화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