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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주의 일베, 이번에는 네슬레 정전녀를 쏘다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4.12 11: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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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에는 네슬레였다. 스위스계의 국제적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한국 분사에 근무하는 직원 중 하나가 현재의 준전시 상황에 대해 불미스러운 태도의 글을, 그것도 근무 시간 중에 SNS에 올렸다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회사원은 기왕 북한 미사일이 떨어질 것이면 한전에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개념없는(몰상식함을 말하는 속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테니 '일찍 퇴근'을 할 수 있지 않냐는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것. 이 문제의 여성에 대해 네티즌들이 이 회사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징계를 요청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일베충'이라고 부르는 이들이었다.

일간베스트(통칭 일베)가 주목받고 있다. 일베의 이용자(유저)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개인이나 회사에 대해 공세를 펴면서 사회적 이슈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이 택하는 아이템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 뿐더러,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은 이른바 '핫한' 소재인 경우가 많아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작은 단서 하나만으로도 추적해 전체 그림 그려내는 능력

일베는 최근 해킹 논란으로 관심을 끌면서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일베는 최근 접속 중단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이에 관련, 북한의 대외용 프로파간다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했던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가 이번에는 일베를 해킹했다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일간베스트 메인 화면. ⓒ 일간베스트  
일간베스트 메인 화면. ⓒ 일간베스트
   외국계 기업 회사원이 준전시 상황에 '정전 관련' 무개념 발언을 해 일간베스트 사용자들에게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해당사에도 연락해 업무시간에 반사회적 발언을 한 이 직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 일간베스트  
외국계 기업 회사원이 준전시 상황에 '정전 관련' 무개념 발언을 해 일간베스트 사용자들에게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해당사에도 연락해 업무시간에 반사회적 발언을 한 이 직원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 일간베스트

일베가 이처럼 북한 우리민족끼리 사태와 연결지어져 입소문을 탄 것은 일베가 북한에 비판적이었으며, 우리민족끼리 해킹으로 여기 가입한 회원들의 인적사항이 대거 공개되는 사태에서 일베가 이를 이용해 문제 인물들의 정체를 밝혀내는 등 관련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은 단서만으로도 이리저리 연결지어 추적해 들어가는 데 능한 면모를 자랑하며, 당초 해킹으로 밝혀진 일부 회원의 작은 인적 사항 등만 갖고 직장, 소속 단체와 각종 전력들을 밝혀내는 실력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많은 우리 국민들이 신원이 밝혀졌고(기자, 시민운동가 등) 일베에서는 이들을 '죄수번호 ****호 정체 밝혀져' 등으로 공격이 줄잇는 상황이 한동안 빚어졌다.

신상털기 놀이에서 진일보한 팩트주의로 구별

물론 이들이 즐기는 행동은 이전에 온라인상에서 창궐한 신상털기의 일종이다. 하지만 아류작인 이들이 더 주목받고 사회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것은 이들이 팩트주의로 무장, 실수로 엉뚱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치는 경우가 극히 적을 뿐더러 공익주의에 입각해 행동하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고대의 민중소송(기소하는 검사와 재판하는 판사들 모두 전문가가 아니라 같은 집단의 구성원인 재판)의 구조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간직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은 스스로를 '병*'으로 칭하고 외부인들이 자신들을 비하하는 '일베충'이라는 표현을 오히려 즐기며,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서브 문화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각종 정보성 글 등이 꽤 섞여 업데이트되거나 고민 상담글에 서로 호응하는 등으로 오래 전 사라진 인터넷 커뮤니티의 인간적 면모와 지적인 기능을 모두 충족하고 있어 대하기 만만찮은 사이트로 반대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지적처럼 유해한 면 없지 않아

하지만 일베에도 문제는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현재 서울 노원병 재보선과 관련,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멘토역인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안철수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일베 사용자들처럼 굴지 말라고 멘션을 올린 바 있다.

이는 최근 일베 사용자들이 공격적이고 맹목적인 공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세간에서 이를 비판하는 시선이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

또 일베에서는 여성 비하 발언, 즉 성기를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해 여성을 칭하거나, 삼일한(여자와 북어는 3일에 한 번은 패야 한다는 주장) 문제 아울러 김치녀라는 표현을 사용해 한국 여성들의 소비지향성을 과도하게 비판하고 성별 편가르기 싸움에 집착하는 등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베의 현재 상황이 법적으로 신상털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지와는 별론으로, 이들의 순기능을 더 키우고 문제점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해당 사이트 내외에서 의미있는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