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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 자꾸 그림자금융 쪽으로… 규제 있어야"

[인터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차·Repo 규제 필요성 언급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4.11 17: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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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이맘때쯤 채권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에 일이 있습니다. 당시에 헤지펀드를 비롯, 증권 인프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자 발표를 맡았었는데요, 이후 더욱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고 이내 그때 발표를 하게 된 일을 후회했죠. 규제 변화가 이렇게 복잡하다는 것을 최근에야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 것 같습니다."

노리타카 아카마츠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명 '그림자금융'에 대해 "변화나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파악하고 금융 안정화를 위해 이에 대한 규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FSB 13개 권고사항 발표… "업계 의견 수렴"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3 서울 증권파이낸싱 컨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증권파이낸싱 글로벌 현황과 규제 이슈에 대해 발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그림자금융이 은행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깊은 공감을 표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같이 자금중개 기능을 수행하지만 엄격한 규제체계와 명확한 공적 보호 장치가 적용되는 않는 유사뱅킹이다. 투자대상 구조가 복잡해 손익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림자(셰도우)라고도 명명된다. 신용부도스왑, 머니마켓펀드(MMF), 증권대차, 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 자산유동화 등이 대표적이다.

   노리타카 아카마츠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림자금융과 관련된 세계적인 규제 움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예탁결제원  
노리타카 아카마츠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림자금융과 관련된 세계적인 규제 움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예탁결제원

그림자금융이 2008년 글로벌 신용위기의 본질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그림자금융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3일 3개의 자문보고서를 채택,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FSB의 대차 및 Repo에 대한 권고사항을 지난해 11월 초안 발표했으며 지난 1월14일까지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오는 9월에 수정된 권고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오늘 13개의 권고사항은 초안 정도에 불과하다며 업계의 피드백과 요청사항을 반영해 최종 권고안을 만들어 공식화하는 게 계획"이라며 "세계 각국 정부가 법제화하는 단계까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권고안은 △규제당국의 구체적 데이터 수집 △거래정보저장소(TR) 마련 △시장 전반적 서베이 조율 △광범위한 담보관리 △최종 투자자들에 대한 펀드매니저의 보고 요건 △담보 헤어컷 계산 위해 방법론 도입 △재담보 계약 규제 일정 원칙 충족 등을 골자로 담고 있다.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그림자금융에 대한 지적이 나왔고 권고안은 이에 만들어지게 됐으며 핵심사항에 대한 수용은 내년에는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G20 국가들은 이를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권고안 작성에 있어 각국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며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이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그는 "규제안에서 가장 일반적인 용어를 써 원칙적으로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만드는 작업이 어려웠다"고 말을 보탰다.

◆"한국 조속한 도입 기대, 일률적일 필요 없어"

권고안 수용으로 얻게 되는 이점에 대해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발전과 시장이 효율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끔 해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그는  증권대차에 경우 두 가지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FSB는 기관투자자와 중앙예탁기관의 증권대차는 다르게 인식하고 있으며 예탁기관를 이용한 증권대차는 결제 불이행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위험을 감소시키고 시장을 안정화시킨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예탁결제원(KSD)을 통한 예탁기관 중심의 대차거래를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 도입에 대해서는 조속한 도입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조기정착을 기대한다며 이번 권고안이 G20 서울회의를 배경으로 나온 만큼 한국의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가 이른 시일 내에 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자금융의 규제차익거래는 이해하지만 금융 은행들의 경우 엄청난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 위험자산은 규제가 덜 한 곳으로 이동하며 그림자금융 쪽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자들의 경우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의 예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지만 규제 측면에서 둘의 격차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카마츠 이코노미스트는 공정한 거래를 위해 은행만큼은 아니지만 그림자금융도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같이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림자금융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최근에는 투자 기관이나 개인이 국적이나 거래 형태에 따라 다른 규제를 용인하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