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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4월대책 관망? 발톱 가는 은행 부동산PB

융합·전문성 통해 자산가들 방향 잡고 움직일 '그때' 노려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4.11 11: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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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4·1부동산종합대책에 관심이 쏠리는 시기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이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이 흐름에서 살짝 비껴서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은행 영역이 있다. 바로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PB 파트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세와 동떨어진 상황 대응을 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기 보다는 사태를 주시하면서 적합한 대응 방향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정중동 행보를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종합대책, PB 고객은 시큰둥?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은 단기대책이라는 붓으로 그릴 수 있는 획은 거의 모두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가 면제되고, 일부 노후 신도시 아파트의 숙원 사업이던 수직증축 리모델링 개량을 허용했다. 또 '보금자리 주택' 물량 공세를 옥죈다.

이에 따라 미분양을 털어내고, 신규 아파트 분양에까지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문제가 없지 않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지원의 폭 때문에 부득이 이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얻어야 하며 결국 또 '하우스푸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또 핵심 내용인 세제 혜택은 국회 통과가 변수로 남아 지연될 경우 문제가 될 전망이다.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대책의 혜택을 소급해 적용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선 것도 이런 여러 논란으로 분위기가 자칫 깨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자산이 많은 부자들(주요 은행권 연구 결과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를 기준으로 보는 경향)로서는 중산층·서민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책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하는 기류가 존재한다. 더욱이 이번 대책이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점도 고액자산가들과 이번 문제의 연결 고리를 약하게 한다.

이미 아파트를 주요한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패턴이 지났기 때문이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더 관심이 있는 이들 부자들로서는 지금 부동산종합대책에 따라 움직일 여지가 크지 않고 그러므로 은행의 다른 영역에 비해 PB쪽 특히 부동산전문파트에서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에 부산하게 나서는 모습은 직접적으로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다.

바닥론과 실물경기 사이 '고객 비전 제시'+'은행 위한 수익 창출'?

큰 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은 시장에 기여하고 파급효과를 끼칠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이 현상황에 대한 노력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줌으로써, 큰 고비를 넘기고 이제 바닥에 근접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 부양책의 약효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를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일단 한국은행에서는 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미약하나마 긍정적 해석을 하고 있는데, 반면 정부와 여당쪽에서는 그보다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등 의견이 갈리고 있다. 즉 일단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지만 부동산이 단기간에 본격 반등하기는 힘들다는 기조 하에 관망하는 자산가들이 적지 않을 수 있고, 이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역이 바로 은행의 PB 파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4월 종합부동산대책은 큰 자산가들에게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풀이도 나온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에서 은행들은 PB 파트를 통해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개입할 조짐을 살펴보며 고객 잡기에 대비하고 있다. 이 사진은 이미지컷으로 기사의 특정한 내용이나 방향과는 직접 연관성 없음. ⓒ 상가정보연구소  
이번 4월 종합부동산대책은 큰 자산가들에게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풀이도 나온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에서 은행들은 PB 파트를 통해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개입할 조짐을 살펴보며 고객 잡기에 대비하고 있다. 이 사진은 이미지컷으로 기사의 특정한 내용이나 방향과는 직접 연관성 없음. ⓒ 상가정보연구소

이런 상황이고 보니, 은행들로서는 PB의 여러 파트 중 부동산쪽에 분리와 전문성을 요구하기 보다는 융합과 유연성 혹은 특화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 칼날 갈면서 금융상품 판매 등과 연계

우선 옛 주택은행 시절부터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록을 자랑해 온 국민은행의 부동산 관련 영역. 이 경우는 은행 내 다른 식구들과 융합을 하면서도 특색을 잃지 않게 협의체로 아이디어를 짜내는 자기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연말 WM(자산관리)그룹 강화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이에 따라 시너지상품부를 WM그룹으로 편입, 각 금융상품들을 PB 고객들에게 판매하도록 적극 초점을 맞췄다.

이 의미를 해석해 보자. 기존 WM그룹에 속해 있던 WM사업부와 부동산서비스사업단을 별개로 두기 보다는 이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시기까지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을 자산가 고객들에게 파는 문제에 서로 머리를 맞대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WM사업부와 부동산서비스사업단은 하나의 WM사업부로 통합됐다.

하지만 WM사업부가 이렇게 재편됐다고 해서 부동산을 홀대하거나 겨울잠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재편 이후 여러 팀들이 어울려 투자전략과 모델포트폴리오 관리, 부동산 상품의 개발을 지원하고 지원받는 부동산 협의체 운영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과 관련한 새 사업의 모델 개발, KB 하우스타론을 관리하고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일선 중개업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여기에 세무·부동산과 관련된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능력까지 갖추는 등 시너지 효과 내기를 노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에 PB 고객들이 민감히 반응하는 순간, 바로 반응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상대적으로 PB 영업 확장이 어려운 우리은행은 특화쪽으로 묘수를 냈다.

아직 정부공적자금이 완전히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와 MOU를 맺고 있는 우리은행으로서는 PB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영업의 공격적 확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PB 고객을 위한 부동산 개발 자문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을 갖고 정지 작업에 나섰다. 이는 이르면 7월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을 신축 내지 개축하려는 고객에 부동산 자산관리(PM) 업체를 소개해주고 건축은 PM사가, 금융서비스는 우리은행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고객은 수수료 없이 양질의 PM사를 소개받아 마음 편히 부동산을 개발하고 은행은 이 과정에서 대출 등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면 고액을 움직일 수 있는 자산가들은 언제 이런 PB 파트 특히 부동산쪽 전문가들의 진가를 알아줄까?

이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조짐이 일부 있다. 부동산에만 자산 대부분이 묶여서는 부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지, 현재의 부자들 대부분은 부동산을 기반으로 해서 돈을 번 경향이 짙다. 이들이 좋아하는 수익형 부동산 일부에 돈이 몰리는 조짐을 보면 흐름 파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최근에 서울 강남역 역세권의 한 오피스텔 상가에 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상업시설 부분인 지하 2층~지상 3층 점포 110개 중 50개의 점포가 계약 완료됐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보면 부동산 관련 입체적 이해를 돕거나 더 나아가 직접적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개척하려는 수요층을 노리는 각 은행들의 PB부동산 관리 노력은 곧 빛을 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