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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J대한통운 '전산오류' 해프닝을 보며…

노병우 기자 기자  2013.04.11 09: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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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일 CJ그룹의 물류 계열사 CJ대한통운과 CJ GLS가 'CJ대한통운'으로 새롭게 탄생, '글로벌 톱(TOP) 5'의 종합물류회사로 도약하겠다며 힘찬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난항을 겪고 있다. 물류센터의 전산코드 오류가 발생해 길게는 일주일 넘게 물건이 배송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에 있는 CJ대한통운 메가허브터미널(전국중심물류센터)에서 일부 코드작업의 오류가 발생해 택배 처리가 지연됐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양사 통합으로 늘어난 택배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증축된 메가허브터미널에 미숙련 근로자들이 채용되면서 지역별 코드 분류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을 통해 자산 5조5000억원과 매출 4조8000억원인 국내 1위 물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프로세스(Process)에서 오류가 발생한 점은 사실 이해하기 힘들다. 미숙련 근로자들의 실수로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결국, 합병 과정에서 코드 통합 등 세세한 부분까지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 꼴이다.

업계 일각에서도 통합 진행과정을 너무 서두르며,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했고 시뮬레이션 등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

CJ대한통운의 입장처럼 통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철저히 준비했을 수도 있지만 변수는 실제상황에서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법이다. 더욱이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40%에 육박하는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의 전산오류로 인해 택배 의존도가 100%인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CJ대한통운은 사고발생 직후 정확한 규명을 내놓지 않은 것은 물론,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CJ대한통운 홈페이지에는 홍보영상 및 기사만 있을 뿐 그 어디에서도 사과의 글이나 시스템 정상화 시기 및 피해에 대한 보상계획, 사고 재발방지 약속 등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속히 '카더라' 식의 추측만 난무한 꼴이 돼버렸고,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CJ대한통운 관련 악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위기 시에 빛을 발한다는 CEO의 능력. 하지만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는 이번 사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0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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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은 막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출범 당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과 사람, 정직이 중요하다"며 "끊임없이 성과를 창출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던 그의 포부가 그 누구보다 확고했기에 아쉬움이 크다.

CJ대한통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글로벌 탑(TOP) 5'의 목표가 아닌 이번 사건을 흐지부지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무너져버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시급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