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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 40%, 약효 감소로 증상악화

국내환자 2300여명 조사결과, 레보도파 복용기간 길수록 약효소진현상 다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4.10 18: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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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파킨슨병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환자 10명 중 4명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물치료 효과가 감소해 증상 악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신경세포의 운동신호 조절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저장하는 신경세포수가 줄어들며 발병하는데,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노년기 인구의 약 1%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고령화 현상 심화로 최근 7년간 환자가 2.2배 급증했다.

이 같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은 느린 행동과 신체 떨림, 근육 경직, 보행이 어려운 등 운동성 증상이다. 이 외에도 수면장애, 우울증, 기억력 저하, 저혈압 등 비운동성 증상도 동반된다.

김중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약물치료가 중요하며 이 외에 물리적, 수술치료 방법이 있다"며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물치료 2~3년 지나면 효과 감소해…

실제 파킨슨병 치료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이용되지만, 치료 시작 후 2~3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증상 악화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가 파킨슨병 치료의 표준 치료제인 레보도파를 10년간 복용한 파킨슨병 환자 2303명을 조사한 결과 40.6%(935명)가 약효 소진 현상을 겪고 있었다.

약효 소진 현상이란, 약효가 빨리 떨어져 파킨슨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즉, 다음번 레보도파를 복용하기 전에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지는 현상이다.

김한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레보도파 3년 미만 복용 환자 중에서는 30%가, 3년 이상 5년 미만 환자에서는 41.5%가, 5년 이상 10년 미만에서는 52.3%가 약효 소진 현상을 경험했다"며 "이는 레보도파 복용기간이 길수록 약효 소진 현상이 많이 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환자들은 약효 소진 현상으로 운동성 증상과 비운동성 증상을 모두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동(느린 움직임)을 가장 흔하게 겪었으며, 둔한 손놀림, 떨림, 경직, 흐린 정신, 우울, 통증 등 증상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한 명이 겪는 약효 소진 현상 증상의 개수는 평균 4.4개였다. 

이러한 약효 소진 현상으로 환자들은 삶의 질 저하 등 일상생활에서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관계의 어려움뿐 아니라 업무 능력 저하 등을 호소했다. 

김한준 교수는 "병이 진행되면서 레보도파를 이용할 수 있는 뇌신경세포가 줄어들기 때문에 약효 소진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며 "약효 소진 현상은 파킨슨병 치료 중 찾아오는 불청객이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한다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