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연 기자 기자 2013.04.10 16:03:41
[프라임경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어릴 적 손등 위로 흙을 쌓아올리며 불렀던 동요가사다. 이렇게 만들어진 흙집이 두꺼비 모양과 흡사해 '두꺼비집'으로 불렸다. 이 노랫말처럼 헌집을 찾아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두꺼비'가 있다. 헌집을 새 집으로 바꿔 '새 인생' 못자리를 선사하는 이들이다. 사회적기업인 민들레코하우징(주)은 '코하우징 마을'과 '농어촌빈집주인찾기' 사업으로 부지런히 '희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민들레코하우징은 민들레건축사무소와 함께 '농어촌빈집주인찾기', '코하우징 마을'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열린사회복지교육재단 이름으로 지난 2009년 예비 사회적 기업을 등록했지만, 2012년 7월 공식 등록 이후 민들레코하우징으로 독립했다.
빈집찾기사업이란 농어촌에 위치한 빈집을 찾아 귀농 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거주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민들레코하우징 |
"최근 베이비 붐 확산으로 귀농 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급격히 증가해 농촌으로 옮겨가는 이주자들이 늘었습니다. 귀농 생활을 원한다면 섣부른 선택보다 자기주도적인 삶을 기획하고 직접 주거형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종혁 민들레코하우징 소장은 '두꺼비 대장'이자 '이웃을 맺어주는 사람'으로 불린다. 그는 민들레건축사사무소(주) 대표 자리를 병행하며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사업계획 관리, 건축설계감리, 교육 등까지 도맡았다.
◆빈집 찾아주는 농어촌빈집찾기사업단
'농어촌빈집주인찾기' 프로젝트는 민들레코하우징의 첫 번째 사업이다. 이 사업은 '농어촌빈집찾기사업단'이 농어촌에 위치한 빈집을 찾아 거주를 희망하는 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됐다.
이종혁 민들레코하우징 소장은 "내년 2월 입주자를 모집예정인 '올챙이 마을'은 탄소에너지를 사용을 축소한 생태마을로 아이들과 이웃들이 함께 교육받고 숲을 체험하도록 구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조국희 기자 |
이 소장은 빈집 찾기 사업을 진행해오면서 겪었던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빈집을 소개하고 소개료를 받았지만, 그에 대한 부담감과 사회공헌 차원으로 빈집을 찾아주고 소개해주고 싶다는 책임감을 갖고 무상으로 일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위치한 빈집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와 같습니다. 빈집을 찾아도 주인과의 합의과정도 필요합니다. 특히 희망자들이 귀농 생활을 시작해도 불만과 요구사항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요구하는 모든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현장에서 탐방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귀농투어 등 자신만의 농촌생활 디자인하기
민들레코하우징은 올해에도 도시민들을 위한 '귀농귀촌 교육'을 계획해 예비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교육은 1기(5월17일~26일)와 2기(9월27일~10월5일)로 나눠 진행되며, 코하우징 대표적 마을인 '백화마을'에서 진행된다.
민들레코하우징은 귀농귀촌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이 직접 농촌을 선택하고 적합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방법'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 민들레코하우징 |
"귀농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은 자신이 원하는 농촌을 직접 선택해 보금자리 마련과 경제활동을 꾸릴 방법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많은 지원책을 내놨지만 귀농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스스로 적응해야합니다."
귀농귀촌 교육은 △기술 익히기(보일러, 창호, 황토) △귀농 주택 계획하기 △에너지 절감 주택 계획하기 △빈집 리모델링 등 귀농 생활에 관한 '방법'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나눠 있다.
또, 그는 교육자들이 직접 빈집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미 지자체 홈페이지, 귀농관련 사이트, 동네 이장님 찾아가기, 지자체 귀농지원팀 등 지원방법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이 꿈꾸는 '아이디어 마을'
사회적기업 민들레코하우징의 최대 목표는 '코하우징 마을' 꾸리기다. 지난 2011년 설립된 '백화마을'이 코하우징 마을의 첫 모델이다. 백화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신세대 공동체 마을로써 약 40여 가구, 100여명의 도시민들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다.
두꺼비학교는 코하우징 마을에 입성할 입주자들을 위한 '친목관계 모임'으로 이웃간의 마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다. ⓒ 민들레코하우징 |
현재 백화마을에는 아이부터 60대 고령층까지 다양한 가족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 서로간의 이웃관계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은 도시를 벗어나 이 마을 안에서 가족과 이웃이 교육, 문화, 예술 등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백화마을에 모인 입주자들은 이곳에 모이기 위해 1여년의 준비기간을 거칠 정도로 코하우징 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곳에 입주하기 위해선 '두꺼비학교'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두꺼비학교는 1년간 총 9차 교육과정으로 진행되며, 인간관계부터 입주자끼리 어떠한 마을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고 있습니다."
코하우징 마을은 이미 외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주거형태로, 이 소장은 국내에도 이와 같은 가족친화형 마을을 넓혀가기 위해 새로운 마을 형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자만의 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도시를 벗어나 이웃들에게 보살핌을 나누고 마을 안에서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교육문화공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민들레코하우징은 주민공동시설을 갖춘 백화마을 이외에도 새로운 마을인 '올챙이 마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이웃이 되고, 교육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은 이곳에서 살게 될 입주자들에게 달려있죠. 저희는 이곳으로 안내하고 방법만 알려주는 '두꺼비' 역할만 수행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코하우징 마을의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