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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권력 비호 역사 '동서그룹' 어떤 회사?

박근혜정부, 대재산가 불법증여 현미경 조사 '첫 케이스'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4.09 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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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동서식품과 (주)동서 등 동서그룹이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불법·편법 증여' 등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별세무조사는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불법 증여 의혹이 있는 대재산가 기업들에 대한 첫 번째 케이스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서식품과 동서 등 동서그룹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 동서식품  
동서식품과 동서 등 동서그룹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 동서식품
조사 대상인 동서그룹은 지주사인 (주)동서와 주력계열사인 동서식품을 비롯해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유한공사, 미가방, 동서음료 등 8개 계열사로 구성돼있다.

동서그룹은 동서식품을 발판으로 성장했다. 커피믹스로 대표되는 동서식품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故박정희 전 대통령과 권력 실세인 이후락 前중앙정보부 부장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최근 삼성가 상속재산 관련 소송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故이병철 회장 장남 이맹희씨가 쓴 회상록인 '묻어둔 이야기'에 따르면, 1967년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절 권력 막후 실권자인 이후락씨로부터 사업을 권유받게 되고 삼성을 승계 받은 이맹희씨는 평소 염두에 뒀던 커피공장 사업을 제안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 진행 도중 권력 핵심부로부터 사업을 이양할 것을 요청받자 당시 정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던 삼성은 결국 사업의 포기에 이르게 된다.

즉, 권력 차원에서 사실상 기업을 강탈하다 시피한 사례가 바로 동서식품으로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후락 중정부장의 사돈이 되는 서정귀씨에게 넘기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동서식품 창립자가 된 서정귀씨는 박정희 대통령과 대구사범 동기 출신이며, 이후 만주국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해 다시 한번 박 대통령과 진한 인연을 가져가게 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는 서정귀씨에 대해 60년대 중반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개인 측근으로 정치자금마련의 역할을 했다고 전하고 있어 설립 초기 정권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음을 반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창업주 서 회장의 사망과 함께, 서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위임받아 회사를 운영해오던 신원희 사장마저 배임 및 횡령사건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동서식품에 위기가 닥친다. 이때 제일제당 사장을 지내던 김재명(現 동서 명예회장)씨가 인수, 사장과 초대회장을 역임하며 현재 동서그룹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김재명 경영체제에서 동서식품은 국내최초로 커피믹스를 생산해내는 한편, 사업다각화를 꾀한다. 이 과정에서 포장재 생산과 보온병 제조를 위해 아폴로보온병을 인수한다. 아폴로보온병은 이후 이름을 (주)유동기업으로 바꾼데 이어 (주)동서로 다시 변경하고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는 동서식품의 지주회사로,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의 형인 김상헌 회장이 이끌고 있다. 

(주)동서는 현재 포장제품 제조업, 식자재유통, 해외영업, 구매대행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김상헌 회장이 24.63%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이며, 김석수 회장과 김상헌 회장 장남인 김종희 전 상무가 각각 19.99%, 9.33%의 지분율을 보유해 2, 3대 주주에 올라있다.

앞서 언급했듯, (주)동서는 동서식품 외에도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실업유한공사, 미가방, 동서음료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동서는 지난해 말 기준 동서유지(48%), 동서물산(62.50%), 성제개발(43.09%), 대성기계(48%), 동서실업유한공사(100%),동서음료(17%)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세청은 이 같은 동서식품과 (주)동서 등 동서그룹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불법 증여 방식으로 오너 일가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계열사 중 성제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국체성은 동서그룹 계열사가 김종희 전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성제개발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리고 이익의 상당부분을 오너 일가에 배당을 통해 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계열사 등을 동원해 얻은 이익을 2, 3세에 넘겨주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 의혹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