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지주사 전환' 한솔제지 "자회사 부담, 한 큐에 날린다"

3단계 지배구조로 단순화…전문가들 "원재료 하향 안정화도 호재, 실적개선 확실"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4.09 13:27:3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진그룹에 이어 이건희 현 삼성 회장의 큰 누나인 이인희 고문의 장남 조동길 회장이 이끄는 한솔그룹도 순환출자구조 개선에 따른 지배구조 건전화와 경영효율성 증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지주회사 전환 이슈로 한솔제지가 자회사 지원 등 잠재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관측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인 한솔제지(004150)와 한솔CSN(009180)은 8일 열린 이사회에서 각 회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투자회사 간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솔CSN·한솔제지·한솔EME·한솔CSN순의 순환출자형이던 한솔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3단계로 명료해진다.

한솔제지는 순자산가액에 따라 신설 제지사업회사와 존속 투자회사를 0.46:0.54의 비율로,  신설업체인 물류 사업회사와 존속업체인 투자회사로 나뉘는 한솔CSN는 0.52:0.48의 비율로 인적분할할 계획이다. 한솔제지 투자회사는 한솔CSN 투자회사를 흡수합병해 자회사 투자사업 및 브랜드 등을 총괄관리하는 지주회사(가칭 한솔홀딩스)가 되며 합병비율은 1:0.1836이다.

   한솔제지가 지주사 전환을 밝히자 자회사 부담을 떨치고 펀더멘털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 2012년 한솔제지 환경나눔캠패인 광고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한솔제지가 지주사 전환을 밝히자 자회사 부담을 떨치고 펀더멘털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 2012년 한솔제지 환경나눔캠패인 광고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한솔제지와 한솔CSN은 오는 7월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및 합병승인 안건의 상정 처리 후 8월29일부터 9월26일까지 매매거래 정지 기간을 거치게 된다. 분할·합병 기일은 9월1일, 한솔홀딩스의 분할·합병 변경 상장과 한솔제지 및 한솔CSN의 분할 재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7일이다. 지주회사 전환신고는 10월1일로 예정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대부분은 이번 이슈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이다. 사실상 한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았던 한솔제지는 자회사 부진 탓에 연간 200억원에서 700억원 정도의 지분법 손실을 냈으나 이번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이 같은 고질적 펀더멘털(기초여건)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

실제 한솔제지는 국내 인쇄용지, 백판지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연간 1조5000억원 내외의 매출액과 연간 1200억원 규모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자체적 내제 가치는 견조한 수준이다.

9일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계열사와의 지분관계가 정리되고 상호지원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솔제지의 순익 개선을 점쳤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분할 이후 신설 제지 사업회사인 한솔제지는 한솔개발 등 대부분의 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이전함에 따라 한솔개발 등 자회사 관련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 연구원이 추산한 분할 이후 한솔제지의 주주가치는 순자산가액인 3652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를 적용한 4455억원, 한솔홀딩스의 주주가치는 2835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이번 이슈 덕에 한솔제지의 주가가 한 단계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잠재부실 소멸로 지배구조 정점인 한솔제지의 순자산 가치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는 설명에 자회사 가치가 상승할 경우의 호재도 덧붙였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한솔개발은 작년 골프장 영업 부진 및 감가상각비 증가로 303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실수요 중심으로 돌아서며 올해 적자폭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668억원의 대규모 순순실 이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아트원제지도 올해 하반기 펄프가격 하향 안정화에 기반한 인쇄용지부문의 실적 개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및 제품가격과 관련한 실적 턴어라운드 가속화에 주목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인쇄용지의 주원료인 펄프가격은 지난해 12월말 톤당 645달러였으나 3월말엔 680달러로 5.5%가량 올라 2분기부터 판가인상이 뒤따르겠고 하반기엔 남미 증설물량 영향으로 펄프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상 원료 투입에서 생산에 이르는 기간이 3개월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펄프가격 하향 안정화으로 인한 실적개선 효과는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인쇄용지의 턴어라운드와 더불어 특수지 확대 효과에 의한 실적향상을 기대했다.

한편 이번 지주사 전환이슈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솔제지는 오후 1시20분 현재 전일대비 150원(1.21%) 오른 1만2550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