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캠브리지나 옥스퍼드와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인정받는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 그 런던정경대의 커리큘럼을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다. 런던정경대와 우석대는 내년 3월 충북 진천에 '런던국제대'를 개교, 3년 반만에 런던대 학위와 우석대 학사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런던국제대가 들어설 우석대 아셈 진천캠퍼스는 13만2498㎡ 부지에 연면적 3만4431㎡ 규모로 국제관·공학관·문화사회관 등 총 7개 건물로 이뤄진다.
강철규 우석대 총장. = 이지숙 기자 |
이 같은 비약적인 학교 발전의 뒤에는 '인간 존중과 신뢰 구축'을 강조하며 취임(2011년 5월)한 강철규 총장이 있다.
아직 많은 이들은 강 총장의 인물 키워드로 냉철한 '공정과 신뢰'를 떠올린다. 꼿꼿한 학자이자 열혈 시민운동가로 이름을 떨치던 그가 우석대에 자리잡은 이후 공정한 사회 추구와 인간 존중이라는 두 가지 삶의 코드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패방지위·공정위 거치며 '재벌 저승사자'로
대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수학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강 총장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경제정의시민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인지도가 높다.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이후 청렴위원회를 거쳐 국민권익위원회로 바뀜)가 설치되면서 '초대 부패방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부방위원장 시절에는 피신고자 조사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악명'을 떨치게 된다. 공정위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카르텔조사단 신설, 본부에서 함께 심사해오던 서울 등 수도권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는 '여의도 서울사무소' 개소 등 굵직한 이슈를 빚었다. 그래서 역대 여러 수장 중에서도 공정위 조직개편의 획을 그은 인물로 단연 꼽힌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재벌정책을 옭아맨 인물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로 재벌 압박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강 총장은 공정위원장 재임 시절 '출자총액제한제도(세칭 출총제)'를 비롯해 참여정부 대기업 정책의 골간을 이루는 '시장경제 3개년 로드맵'을 만들었다.
학자로 돌아간 2007년 11월에 강 총장은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끈다. 경제학자 113명이 21일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특검법 도입을 촉구하고 나서는 데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후 2012년에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도 등장, 정치권에도 족적을 뚜렷하게 새긴다.
강 총장은 첫 공심위 회의에서 "원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위원장으로서의 권한을 갖고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한때 공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이틀간 '파업'을 벌이며 민주당 기어코 지도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며 시민운동가와 학자 시절, 고위공직자를 거치며 유지해 온 '강골' 이미지를 다시금 과시하기도 했다.
조나단 키드 런던정경대 부총장(좌측)과 강철규 우석대 총장이 협력 강화를 논의하며 손을 잡고 있다. = 이지숙 기자 |
◆공정 통해 사랑 꿈꾼다
하지만 강 총장을 마냥 차갑기만 한 재벌 저격수, 부패와의 검투사로 이해하는 것은 그의 일면만 보고 다른 면을 놓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공심위를 맡을 때에도 강 총장은 공천의 기준에 대해 △사람 존중 △99% 서민 아픔 공감 △공정과 신뢰 사회 구축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서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대학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강조한 점들과 일맥상통하는 코드들이라는 지적이다. 늘 민과 관을 넘나들고 있지만 항상 이런 기본 정신을 이해하고 그의 행보를 바라보면 일목요연하게 꿰뚫어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여러 활동을 펼치면서도 늘 학생들과 만나며 정의롭되 따뜻하게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지식인을 육성하고자 노력해 온 그가 이제 학교의 사령탑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본격적으로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런던정경대와의 인연 맺기는 의미가 깊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