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 및 금융유관기구들이 돕지 않는 한 부동산 대책의 성공 가능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4.1부동산대책이 주택거래 활성화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도 정부 시책에 발맞추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오히려 이번 대책과 직접적 연관성은 약한 부분을 민간 시중은행이나 유관기구 등에서 짚어내 전체적인 흐름에 물꼬를 터주는 듯한 양상도 목격돼 눈길을 끈다.
우선 이번 4.1부동산대책으로 주택거래는 15%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일 이번 대책과 관련, 국토연구원은 주택거래가 15% 증가해 국민총생산(GDP)이 0.1%p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양도세 면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으로 주택구입이 촉진될 것이며 하우스·렌트푸어 등 시장현안 문제 해소에도 기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지난 12월말 기준 주택구입능력지수 'K-HAI' 조사 결과도 고무적이다. 전국평균 64.2로 전년 동기에 비해 7.6p 하락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 지표는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10%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가계소득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은행권에서 (이번 4.1부동산대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더 낮춰준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각개약진 눈길
실제로 은행계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 발표를 모멘텀으로 부동산 경기가 일부 살아나 주택 매매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관련 대출 시 금리를 하향조정하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택 관련 대출 금리 인하 구상은 실제로 이번 정책의 덕을 은행권에서 보는 면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경우 DTI·LTV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2일 논평했듯, 이번 4.1부동산대책에서는 서민주거안정 조치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정부의 대책이 세세히 다루지 못한 영역에 금융권 및 금융유관기구에서 다각도로 각개약진을 해 눈길을 끈다.
서민주거안정 조치 특히 행복주택, 주택바우처 등은 추진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측 발표에 따르면 이런 대책들은 올해와 내년에 시범사업에 들어가겠다고 하니 전면적 도입시기가 아직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은행계에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의 대명사인 주택청약종합저축과 관련해 우대 정책을 펴려는 시도가 나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4.1부동산대책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금융권에서도 이번 대책에 발맞추는 모습이 엿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 프라임경제 |
국민주택기금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 기금은 주택 건설을 촉진하며 무주택 서민이 내집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주택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관리하고 있다. 국토부는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융자금회수 △자체재원 등 자금을 조성해 국민주택을 건설하는 주택사업자와 주택을 구입·임차하고자 하는 개인 수요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은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낮아 서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우리은행이 주거래를 맡고 있고, 신한·하나·기업·농협에 이어 올해 초 국민은행도 거래은행으로 동참하게 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통칭 캠코)는 총1000억원 한도로 '보유 주택 지분 매각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하우스푸어가 집을 헐값에 파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즉 일부 지분만 캠코에 매각한 채 그대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책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3개월 이상 못한 연체자가 대상이며 약 1500만가구(전체 연체 가구 중 5% 수준)가 시범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달갑잖은 반전세 '미워도 다시 한번'
4.1부동산대책과는 직접적 관련성은 없지만, 시중은행들이 박 대통령의 가려운 부분을 알아서 긁어주는 대책을 마련하고 나선 경우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대통령 당선인 시절) 전·월세에만 수요가 편중되는 비정상적인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당장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관련 상품을 통해 서민들의 편의성을 돕는 안을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월세보증대출을 내놓았다. 월세보증대출은 반전세 월세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으로, 은행이 협약을 맺은 보증사에서 대출금을 못 갚을 경우 원리금을 대신 갚아줘 5% 안팎의 저금리가 가능하다.
신한은행이 서울보증보험과 협약을 맺어 상품개발에 나섰다. 매달 월세금을 자동이체받는 마이너스통장 방식이다. 아울러 우리은행도 신용대출방식의 월세대출상품을 출시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우리은행은 0.7%p 금리 우대를 받으면 최저 4%로 4.70~6.05% 금리로 신한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이렇게 부동산 대책과 발맞춰 혹은 그보다 앞서 나가면서 오히려 시사점을 주는 식으로 금융권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관련 아이디어들 중 어느 정도가 실질적 효과를 내고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