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4월 시작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 전면 파업이 1여년을 맞았지만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하 골든브릿지증권) 파업은 은행, 보험 등 금융사를 포함해 사무금융 노조로는 최장기라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여기에 지지자들까지 동참, 판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 늑장수사 '의지 부족'
골든브릿지증권 노동조합은 4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서 '골든브릿지금융그룹 이상준 회장 처벌촉구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노조는 지난해 8월 이 회장과 남궁정 골든브릿지증권 사장을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이 사건을 맡은 서울 서부지검은 작년 11월9일 압수수색까지 진행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올 들어 인사로 담당 검사만 교체됐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김호열 골든브릿지증권 노조 위원장, 박조수 전국사무금융연맹 위원장, 권용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김 위원장이 공동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정하 기자 |
이들 7개 단체는 대주주의 전횡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엄정 수사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실시된 골든브릿지증권의 무상증자 결정에 대한 우려감을 표현했다. 무상증자 후 유상감자로 회사 자본금을 빼내려는 게 '불 보듯 뻔하다'는 것.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검찰이 이상준 회장을 처벌하지 않고 있는 동안 그들은 무상증가를 실시, 유상감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유상감자 계획은 볼 보듯 뻔하고, 이미 한 차례 진행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 공동대표는 '늑장 수사'에 대해서도 "금융자산의 하수인임을 입증하는 태도"라며 검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용국 변호사도 "지난 2월 이 사건에 대해 막판 수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검사가 바뀌게 됐다"며 "검찰은 사건 수사에 대한 의지가 약해 보인다"고 질타했다.
◆징계 미루는 금융당국 "의도적인가?"
검찰 수사와 함께 이들 단체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징계 여부를 미루고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금융위의 최종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했다.
박조수 전국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결정했으나 금융위가 최종 확정을 미루고 있다"며 "4월3일 회의에서 결정돼야 할 내용이었지만 안건상정 조차 안 했다"며 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백운광 참여연대 팀장도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빼내서 자신을 위해 사용, 금융회사가 사금융화하고 있다"며 "금융자산가들의 하수인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적극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의 이상준 회장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이정하 기자 |
이어 "사측에서는 이를 두고 이상준 회장의 로비력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와 대학 인맥을 동원해 절차 처리를 늦추고 있다"며 "결정이 자꾸 늦어진다면 이를 사실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