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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성공전략 분석①] 적극적 M&A 성공 여부 '관건'

CJ대한통운 물류인프라․자산+CJGLS 물류컨설팅․IT시스템…시너지 로드맵

이보배 기자 기자  2013.04.04 16: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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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CJ대한통운이 CJ GLS와의 공식 합병을 선포하고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2020년 TOP 5 물류기업' 비전 달성이 첫 번째 목표다. 이를 위해 이채욱 CJ대한통운 신임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 달성 △해외 50개국에 200개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물류사업의 새로운 신화창조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남은 기간은 7년, CJ대한통운은 야심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CJ대한통운의 성공전략과 한계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1일 CJ GLS와 합병을 선포한 CJ대한통운은 이번 합병으로 자산규모 5조5000억원 매출 4조8000억원의 대형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20년까지 해외 M&A 및 인프라 투자에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핵심 사업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합병 후 CJ대한통운의 핵심 전략이다.

◆이채욱호 출항 "무조건 전진 또 전진"

CJ대한통운의 목표달성을 위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출신의 이채욱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이 대표의 경영 노하우와 경륜을 높이 산 것. 실제 이 대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재임 중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7년 연속 1위 △노사 화합문화 조성 등의 성과를 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TOP 5 넘어 세계 1위 목표" CJ대한통운의 수장으로 영입된 이채욱 대표이사는 CJ대한통운의 새로운 출발선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고 또 강조했다. ⓒ CJ대한통운
이 대표는 CJ대한통운 정식 출범에 앞서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 '사람' '정직'이 중요하다"면서 "끊임없이 성과를 창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임직원이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2020년 글로벌 TOP 5를 넘어 세계 1등을 지향하는 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향후 DHL, UPS, 페덱스 등 연매출 수십조원을 자랑하는 세계 유수 물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양사가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적절한 재배치와 통합과정을 거쳐 외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와 자산, CJ GLS의 물류 컨설팅 역량과 IT 시스템 등의 강점을 감안해 양사의 물류 핵심역량 상호보완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CJ대한통운은 육상운송, 택배, 해운항만 분야 등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물류기업이고, CJ GLS는 1998년 창립해 내수물류 1위와 택배 2위 업체라는 점에서 합병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CJ대한통운은 질적, 양적 성장을 위해 2020년까지 글로벌 M&A와 인프라 확충 등에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핵심 사업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매출 25조원, 해외매출 5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것.

우선 이번 통합으로 CJ대한통운은 16개국 71개 거점을 갖추게 됐으며, 2020년까지 50개국 200개 거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14년까지 기존 진출 지역에서 거점을 추가·확대하는 동시에 미얀마,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동, 동유럽, 북중비 지역에 신규 거점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는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3PL(3자물류)에 IT시스템과 컨설팅 기능을 강화한 4PL(4자물류) 서비스를 확대해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발 벗고 나설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IT시스템을 개발하고 전략산업군별 표준 모델을 구축하고, 프로세스 컨설팅 인력도 대폭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3자물류 활용률 높일 방안은?

CJ대한통운이 국내 1위 물류기업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무역 대국이면서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등의 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고, 항공·해운·항만 분야의 인프라 역시 세계 최고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세계적인 물류기업이 없어 국내 기업에서 생산된 물동량의 80% 이상을 해외 물류기업에 내주고 있고, 해외진출 역시 글로벌 물류기업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일감 몰아주기 뿌리뽑자"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근절되면 국내 3자물류 활성화로 CJ대한통운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CJ대한통운 사옥. ⓒ CJ대한통운
국내 물류기업 현실도 녹록치 않다. 국내외 기업의 자가·2자물류 방식이 3자물류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의 3자물류 활용률은 2010년 기준 50.1% 수준으로 일본(70%), 유럽(80~90%)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은 50% 수준에 불과한 국내 3자물류 비중을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려 물류 산업의 선진화를 이루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짜놓았다. 

하지만 재벌 위주의 한국 경제에서는 제조기업의 자회사가 물류를 수행하는 2자 물류의 비중이 큰 편이다. 이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입찰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룹 내에서 물류를 맡겨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는 한국 물류산업이 클 수 없다는 주장이다.

CJ대한통운이 3자물류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사고 전환과 정부의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과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자물류를 기피하는 이유는 '신뢰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와 관련된 기업의 기밀이나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자회사에 물류를 수행하게 한다는 것. 3자물류를 수행하는 물류기업에 대한 신뢰도 회복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숙제인 셈이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물류 관련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정부차원의 3자물류 육성 드라이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3자물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세제, 컨설팅 사업추진, 물류전문업체 경쟁력 향상, 전문물류기업 이용 화주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해택 등을 통해 전문물류기업 활용을 장려하는 정부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