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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춘삼월에 증권가 노사, 여전히 '꽁꽁 한겨울'

폭로전 이어 검찰고발까지… 무상증자 놓고 갈등 재점화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4.03 18: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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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수면위로 떠오른 현대증권과 노동조합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폭로전에 이은 검찰고발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은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첨예해졌다. 증권가에 지속되고 있는 노사 갈등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 29일 현대증권 노조는 홍콩현지법인에 1억달러를 유상증자하는 과정에서 황두연 ISMG 코리아 대표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 대표를 비롯,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현대그룹 전략기획2본부장 김현겸 상무 등 경영진을 함께 고발했다. 

◆현대증권 회계열람 소송 '강행'

서울중앙지검은 2일 이번 사건을 금융조세조사1부(최운식 부장검사)에 배당,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은 지난해 11월7일 공개한 녹취록에 기록돼 있으며 이외에 추가 자료도 제출했다"며 "관련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노조는 지난 25일 황 대표와 관련된 일체의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사측을 상대로 '회계장부열람'을 청구했다. 10일 동안 답변이 없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서류는 총 8건으로 황 대표와 거래한 현대증권의 광고비 증가액에 관한 것 등이다. 더불어 광고비 내역 이외에도 각종 의혹과 관련된 서류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날 현대증권 노조 측은 "아직까지 사측으로부터 장부열람 관련,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이에 회계장부열람청구소송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광고대행사인 ISMG 코리아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ISMG 코리아는 현대그룹의 광고 제작을 대행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에이블(able)' TV광고를 꾸준히 방영하고 있다. 당초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든브릿지 최장기 파업 왜?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노사 갈등으로 인한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23일 시작된 전면파업은 증권사 최장기 파업 기록을 갱신 중에 있으며 거의 1여년이 다 돼 간다.

장기화된 파업에도 사측과 노조는 팽팽한 신경전을 지속하며 서로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무상증자를 놓고 양측이 입장차를 분명히 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달 22일 자기 주식을 제외하고 보통주 1주당 0.96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사측은 노조 파업을 비롯해 수익 감소로 인해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못할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사내 유보금을 활용,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골든브릿지증권 노조의 김호열 지부장은 "대규모 무상증자는 유상감자를 통한 대주주의 '자금 빼가기' 사전 작업일 것"이라며 과거 이와 같은 사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골든브릿지의 이전 대주주인 영국계 리젠트퍼시픽그룹 자회사 브릿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가 2005년 무상증자 후 유상감자를 실시, 1350억원의 수익을 챙겨 '먹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는 것.

한편, 골든브릿지증권 노조는 △부실한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개인이 설립한 재단에 대한 부당지원 △회사 펀드가 조성한 부동산의 개인 사택 사용 △부당한 브랜드 사용료 및 경영자문료 징수 △법인카드의 개인 및 가족 사용 등 이상준 회장에 대해 5대 의혹을 제기, 노사와 약속했던 '공동경영약정' 이행을 촉구하며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