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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상담사들, 주5일제 어떻게 누릴까?

주말 일반상담, 업무량·중요도 낮아… 평일-주말긴급 '상담사 따로 채용' 추세

김경태 기자 기자  2013.04.03 16: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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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5인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5일제가 시행 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주5일제가 상시 일정으로 운영되면서 주5일제는 보편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 24시간 365일 고객을 전화로 응대하는 콜센터에서는 주5일제가 어떻게 적용될까? 

컨택센터산업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토요일 근무가 상담사에게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고객문의에 응대하기 위해 토요일 오전 3시간 동안 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조사대상 콜센터의 66.7%를 차지했다. 또 통신업종에서는, 무선통신 3개사의 경우 일반상담은 토요일에 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반면, 유선통신 3개 센터는 모두 토요일에도 일반상담을 실시하고 있었다. 

조사결과만 보자면, 콜센터 운영시스템은 주5일제가 정착한 사회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진 듯 보인다. 상당수 콜센터 종사자들이 토요일 휴무 없이 거의 매일 업무에 시달리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40시간만 채우면 OK!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콜센터의 업무 특성상, 콜센터 상담사들은 주5일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들의 일터도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바운드(걸려오는 전화) 상담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부분 주5일제로 근무하고 있고, 주말상담의 경우 주말 근무를 희망하는 상담사를 따로 채용해 운영한다.

주5일제 방식 하에서는 일주일 기본근로시간이 40시간으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매일 8시간씩 근무하면 일주일 근무는 종료된다. 만일 40시간을 채우지 못해 주말에 근무를 할 경우, 주말근무에 대해서는 일괄 추가수당을 받을 수 있다. 추가수당을 원한다면 주말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외식주문중계 전문기업 씨엔티테크(대표 전화성)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는 30대 상담사 장복영씨(가명)는 "평일에는 아이들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는데 콜센터는 주말에만 가능한 아르바이트가 있어 부업으로 그만이다"며 "일 할 공간을 제공해 주고 업무도 어렵지 않아 쉽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담사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평일이든 주말이든 선택해서 일할 수 있는 콜센터를 선호하고 있고, 또 이런 방식의 콜센터가 보편화 돼 가고 있다.

◆주말에 시간 많다면 보수 높은 주말근무 선호  

컨택센터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토요일에 걸려오는 상담 콜이 평일의 절반 수준을 넘는 콜센터는 9.1%에 불과했고, 토요일 일반상담 고객의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16.7% 정도에 그쳤다. 주말 업무량은 평일이 비해 현저히 적고, 대부분 상담사들도 추가수당이라는 '당근'이 있다 하더라도 주말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콜센터들은 야간이나 주말근무를 원하는 상담사들을 따로 채용하고 있거나 주말상담의 경우 재택근무로 돌리기도 한다. 또 야간·주말 근무 상담사들은 일반상담보다 긴급상담이나 비상상담, 현장출동, 분실신고 등의 상담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24시간 365일 상담을 해야 하는 콜센터. 하지만 주5일제 근무제가 보편화 되면서 콜센터에서도 주말·평일 상담사들을 따로 채용하고 있는 추세다. = 김경태 기자  
24시간 365일 상담을 해야 하는 콜센터. 하지만 주5일제 근무제가 보편화 되면서 콜센터에서도 주말·평일 상담사들을 따로 채용하고 있는 추세다. = 김경태 기자
하지만 주말근무를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업무량에 비해 보수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주말에 시간이 넉넉한 이들에겐 안성맞춤인 셈이다.

손해보험사에서 긴급상담 업무를 하고 있는 정진희씨(29․가명)는 "주말근무는 평일 콜에 비해 콜 수가 적고, 수당은 높은 편"이라며 "업무 난이도가 낮고 급여도 많아 오히려 평일보다는 주말에 일하는 것이 더 좋아 주말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꽤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통신사, 서비스품질 이유로 토요일 근무 여전

이처럼 야간·주말 상담을 위해 상담사들을 채용하는 곳이 있는 반면 아직 평일상담에 이어 순환근무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통신사가 대표적인데, 격주나 3주에 한번씩 당직제 근무가 시행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경쟁 통신사들은 주말에 근무하면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는데 우리만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으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며 "다른 통신사들이 함께 (주5일제 관련) 방안을 마련한다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텐데…"라고 말했다.

컨택센터산업협회가 지난해 17개 콜센터를 상대로 '토요일 근무가 상담사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주말 일반상담이 고객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16.7%로 83.3%는 주말 상담을 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고, 크게 영향을 미치는 16.7%의 상담은 365일 근무하고 있는 긴급상담팀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업무의 중요도가 평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긴급상담 외 일반상담의 경우 상담사들의 주말근무는 비효율적이란 지적이다. 콜센터는 상담사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콜센터를 선택하는 추세에 맞춰 일반상담사와 주말상담사를 따로 채용하는 방식이 콜센터 운영에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