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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수위 높인 도발 위협에 코스피 사흘째 하락

4.1 부동산대책 실망감, STX그룹 유동성 위기 '내우외환'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4.03 15: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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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위협과 함께 외국인 선·현물 순매도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가 사흘째 하락했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새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 STX그룹 유동성 위기 등 복잡한 내부 상황 탓에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93포인트(0.15%) 내린 1983.22로 마감했다.

개인이 129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연기금이 1600억원대 현물을 쓸어담는 등 기관도 총 2429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문제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시장에서 2474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선물시장에서도 2200계약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동시매도 현상이 이후에도 지속될지 관측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사자세가 우세했다. 비차익거래에서 239억5500만원, 차익거래도 99억300만원의 순매수를 보여 총 33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신용경색' STX그룹주 이틀째 급락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운수창고가 4%대 하락한 CJ대한통운의 영향으로 1.43% 밀렸고 철강금속, 보험, 화학,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서비스업, 은행, 건설업, 금융업, 대형주, 제조업, 증권 등이 하락했다. 반면 통신업이 2.14% 오른 것을 비롯해 의료정밀, 섬유의복, 유통업, 기계, 음식료업, 종이목재, 중형주, 소형주, 전기가스업, 의약품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가 현대차가 나란히 0.26%, 0.68% 내렸고 기아차, 삼성생명, 삼성전자 우선주, 신한지주, LG화학,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모비스가 1.47% 올랐고 포스코, 한국전력, SK하이닉스, SK텔레콤, KB금융 등은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STX그룹주의 동반하락세가 이틀째 이어졌다. 전일 STX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신용경색 우려가 깊어진 탓이다. STX조선해양이 이틀 연속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STX와 STX엔진, STX중공업 등이 6~8%대 하락했다. 반면 STX팬오션은 매각 이슈와 함께 3.70% 반등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풀하량 증가에 따른 카메라 모듈 부문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며 8.76% 급등했다. 역시 관련주인 파트론과 세코닉스 등도 각각 3%대, 6%대 강세였다. 제일모직은 백색 OLED 특허를 보유한 독일 노바엘이디 인수를 검투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4% 넘게 뛰었으며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이 고지혈증과 고혈압 복합신약인 '이베스틴' 제조 기술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는 소식에 5.24% 뛰었다.

삼립식품은 밀가루 출고가 인상 여파가 제빵업계 가격 인상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에 6%대 급등했고 서흥캅셀은 하드캡슐 제품 수출 본격화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작용하며 5%대 올랐다.

전일 뉴욕증시가 공장주문 증가를 비롯한 경제지표 호조에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것에 비해 코스피의 디커플링 현상이 또 다시 불거졌다. 특히 연일 이어진 북한의 도발 징후가 개성공단 폐쇄가능성으로까지 번지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전일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개성공단 출입승인 통보를 하지 않아 근로자들의 출경이 지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여기에 STX그룹주가 급락하면서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부담스럽다. 다만 정부가 추경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과 우정본부의 자금 집행 확대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권준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의 부진은 북한 리스크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 STX그룹 문제 같은 내부 요인 탓"이라며 "상대적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금융통화위원회 등 주요 정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우세하고 코스피가 2000선 전후로 힘겨루기를 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코스닥 업종별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바일 부품주, 내수 업종 대부분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중국 경기지표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국 지표 개선세와 엔화 움직임을 관측하면서 추가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5개를 비롯해 40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417개 종목이 내렸다. 61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 상대적 강세 속 개인 매도 러시

코스닥은 하루 만에 1% 가까이 상승하며 560선을 바라봤다. 3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5.13포인트(0.93%) 오른 557.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 개인이 1008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0억원, 74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출회 물량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업종이 오른 가운데 통신서비스가 3.00%로 상승률이 컸다. 이밖에 통신방송서비스, 반도체, 방송서비스, IT부품, 의료/정밀기기, IT하드웨어, 유통, 음식료/담배, 코스닥 IT종합, 코스닥 신성장기업, 정보기기 등도 1% 넘게 올랐다. 반면 운송이 1.44% 내린 것을 비롯해 종이/목재, 기타제조, 섬유/의류, 비금속, 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인터넷, 운송장비/부품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15위권 내 종목 가운데 셀트리온과 다음, 에스에프에이 등만 하락하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상승했다. SK브로드밴드가 5%대 급등했고 서울반도체, CJ E&M, 파트론, 젬백스 등이 3~4%대 뛰었으며 GS홈쇼핑, 씨젠, 에스엠 등도 2%대 반등했다.

특징주로는 OLED 관련주의 동반상승세가 돋보였다. 투자 본격화 기대감이 작용하며 AP시스템이 7.27% 치솟은 것을 비롯해 비아트론과 에스엔유도 2~4%대 급등했다. 모바일 게임주도 1~2%대 강세였다. 신작 모멘텀과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한 시너지 극대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며 게임빌, 위메이드, 컴투스 등이 일제히 올랐다.

슈프리마는 일주일 사이 지문인식과 얼굴인식 관련 특허 2개를 연달아 취득했다는 소식에 7% 가까이 치솟았고 이녹스는 갤럭시 S4 출시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 신규 소재 납품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재기되며 5.77% 뛰어 올랐다.

반면 한빛소프트는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이 잠정 보류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며 9% 넘게 급락했다. 신규 상장한 세호로보트는 시초가 대비 6.79% 하락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다만 공모가 7800원보다 2배 뛰어 오른 1만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1만3000원대로 거래를 마쳐 나쁘지 않은 데뷔전이었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8개 등 46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464개 종목이 내렸다. 59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환율 시장은 연이은 북한 리스크에 장중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된 영향이 컸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50원 내린 1117.5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북한의 6자회담 결의안 파기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7분 1123.5원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9월2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오를 지나 환율 상승폭이 잦아들었고 수출업체 달러매도 물량이 유입되며 소폭 하락세로 반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