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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차 곳간 열어야 나라가 산다"

SK증권 "올해 성장률 2.1% 예상…대기업 설비투자 핵심"

이수영 기자 기자  2013.04.02 15: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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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이 올해 2.3%의 예상 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지난 정부 당시 3.0%였던 2013년 예상 성장률은 새정부 출범 이후 0.7포인트 깎인 2.3%로 하향조정되며 시장의 불안을 키운 바 있다.

SK증권은 2일 정부 예상치는 물론 작년 자체 추정치인 2.5%보다도 낮은 2.1%를 올해 예상 성장률로 하향 제시했다. 1분기 경제지표가 줄줄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민간소비마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핵심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대변되는 대기업 집단이 올해 말 8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보유현금을 시장에 풀지 여부다. 만약 이들이 곳간을 열지 않으면 소비와 고용이 동시에 침체되는 저성장의 터널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도 민간소비의 불씨를 당기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 증권사 염상훈 연구원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출입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의 저성장은 불가피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반격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재계 빅2'의 현금보유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6조원으로 올해 말에는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5%가 넘는다. 막대한 현금이 기업 곳간에 묶이면서 민간소비와 고용이 한꺼번에 둔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염 연구원은 "국민소득이 기업에 쏠리면서 최근 10년 간 가계 소득 증가율은 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기업에 현금이 쌓인다는 것은 고용을 통해 임금을 주는 것도, 투자를 하지도 않으면서 배당조차 안 준다는 것을 뜻한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우리나라 전체 유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민간소비는 이중고에 빠진 모양새다.

염 연구원은 "그중에서도 서울 시내 아파트 시세에 따라 대출 증가율이 움직이는데 지금 시장은 침체에 빠져 있고 대출 증가율도 따라 감소해 소비 부진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출 수요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초저금리 상황이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저성장의 늪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에 집중된 부의 재분배, 즉 기업의 투자와 이로 인한 고용증가와 소비 촉진이라는 선순환이 필수다.

이에 대해 염 연구원은 "최근의 극심한 저성장은 기업들이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벌어진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올해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정부가 20조원 이상의 추경(추가경정)과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는다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