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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체계개편 100일…수수료협상 여전히 '난항'

통신사와 수수료율 논의 '평행선' 코스트코, 항공사 등도 아직 협상 중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4.01 17: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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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용카드수수료 체계가 35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된지 100일이 지났지만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가맹점의 경우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100일간 카드수수료가 총 1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며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2월 계약이 종료된 신한카드와 SK텔리콤·KT·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아직까지 협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와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22일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협상을 해왔다. 카드사들은 1.5% 안팎이던 수수료율을 여전법 개정 후 1.8%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통신사측에 전달했고 통신사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신한카드와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2월 재계약을 매듭짓지 못할 경우 자동이체 서비스가 중단될 우려도 제기 됐으나 이들은 협상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기존 계약사항을 계속 적용시키며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신한카드 외에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도 재계약 시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카드사 모두 협상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의지는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수료율 부분에 대해선 각자 굽힐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 체계가 바뀐 후 카드론 등 대출 외 순수 신용판매 비율이 높았던 업체들은 수익에 타격이 크다"면서 "이 와중에 대형가맹점들의 협상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측은 여전히 카드사들이 제시한 수수료율을 인정할 수 없다며 수수료율 인상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신가맹점은 매월 자동결제가 대부분으로 VAN비용이 매우 저렴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수수료율 인하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통신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낮았던 이유는 일반 업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구조였기 때문이고 특히 카드결제를 위한 VAN수수료나 카드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다른 업종과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경우 카드사의 마케팅을 통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없으며 신용카드로 통신요금을 결제하는 것은 요금 납부를 위한 방법의 하나일 뿐, 통신 가입자 수 증가나 사용 요금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 외에도 코스트코, 항공사 등의 카드수수료 협상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삼성카드와 5년간 독점계약을 맺고 0.7%라는 저렴한 수수료율을 적용받은 코스트코는 아직 계약기간도 2년간 남아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계약을 해지하고 수수료율을 올릴 경우 수백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