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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잇단 악재에 눈물 젖은 '사회복지사의 날'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3.29 18: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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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도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29일 열린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추도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이지숙 기자
[프라임경제] 3월29일은 '사회복지사의 날'입니다. '사회복지사의 날'은 2007년 사회복지사의 사기진작과 단합, 사회복지에 국민의 인식제고를 목적으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제정했다고 하는데요.

10년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만 현재 57만명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는 '사회복지사의 날'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공포일인 3월30일에 맞춰 함께 기념하고 있다고 하네요.

사진은 29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회복지사의 날'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왠지 기념일의 기쁜 모습보다는 엄숙한 분위기가 드는데요. 이날 행사에서는 잇달아 자살한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행사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근조리본을 나눠줬으며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순직 사회복지사를 위한 추모 묵념과 추도사 낭독이 있었습니다. 추도사를 읽는 사람도, 참석한 사회복지사들도 눈물을 참지 못하는 등 추모사는 힘겹게 이어졌습니다.

올해만 벌써 세 명의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이 '근무하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연달아 발생했는데요.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사회복지직공무원이 맡은 업무량은 어마어마합니다. 아침 7~8시에 출근해 자정이 다돼서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하는데요. 주말근무도 필수라고 합니다.

사회복지직공무원은 보통 장애연금과 기초노령연금, 한부모가정 지원, 활동보조 장기요양 등과 같은 바우처, 민원처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 사회복지직공무원 한 명이 담당하는 인원은 1000명에 달하는데요.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복지'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만큼 앞으로 사회복지직공무원들의 업무량이 줄어들 기미는 없어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직접 전달하는 사회복지사들이 겪는 업무적 고통이 결국 단기적으로는 업무 사기 저하, 장기적으로는 전체 사회복지 서비스 질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사회복지서비스를 받는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텐데요.

이번 자살 사고 외에도 민원인들이 상담하던 사회복지사에게 칼을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범죄 등도 일어나고 있다니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균열이 작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 때문에 이날 행사에서 낭독된 사회복지사의 선서는 더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인간존엄성과 사회정의의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가족·집단·조직·지역사회 전체사회와 함께 한다 나는 언제나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 편에 서서 저들의 인권과 권익을 지키며, 사회의 불의와 부정을 거부하고 개인이익보다 공공이익을 앞세운다…(중략)"

다행히 이번 사건으로 정부는 대안 마련에 나선 모습인데요. 정부는 최근 상반기까지 사회복지직공무원 1800명을 충원, 전국 읍·면·동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직공무원 수당 인상과 장기 근무자 승진 우대와 같은 처우 개선안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사회복지직공무원에 대한 처우 개선방안 속에서도 일반 사회복지사에 대한 언급은 부족해보였는데요. 아무리 좋은 복지정책도 전달체계가 무너지면 아무 소용이 없는 만큼 복지직 인력 충원과 처우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