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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슈퍼 계약직' 미스 김, 비정규직 대변인될까?

이혜연 기자 기자  2013.03.28 17: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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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발표를 연이어 내놨습니다. 이 같은 사회 이슈를 반영한 한 드라마가 방영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4월1일 첫 전파를 탈 예정인 '직장의 신'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지난 25일 '직장의 신' 제작발표회가 있었습니다. 해당 드라마에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한 넥타이부대, 밤마다 야근에 회식 타령하며 늦는 남편에 뿔난 아내,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한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혈기왕성한 '계약직 여사원'입니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신분이 계약직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제작진은 이날, 직장에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는 이들의 애환과 현실문제 등을 과감하게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내달 1일 첫 방송을 앞둔 '직장의 신'은 직장에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는 '계약직'과 이들에 맞서는 '정규직'의 '한 판' 승부를 보여줄 예정이다. ⓒ KBS2 직장의 신 홈페이지
제작진에 따르면, 여주인공 '미스 김'은 무려 120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슈퍼갑 계약직'입니다. 계약직 직원을 대놓고 무시하는 엘리트 정규직 직원에 맞서는 미스 김의 활약상이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 당시 "근로자들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국민들에게 공포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최근 몇몇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공공기관 역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에 발맞추려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비정규직의 해'로 불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고, 국회도 '기간제근로자보호법'과 '파견근로자보호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상여금 문제 해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실효성 있게 해결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긴 시간 노동계의 숙원사업이었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많고, 도미노게임처럼 여파가 미치는 범위도 매우 넓습니다.

이 같은 문제는 비정규직 근로자 입장과 각계 산업에 미칠 파장을 함께 고려할 부분이기에 넓은 시각으로 봐야합니다. 그만큼 비정규직에 따른 부작용도 많아 기업, 근로자, 정부 등 상황에 맞춘 구체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죠.

내달 1일 첫 방송 예정인 '직장의 신'이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하지만 무게감이 얼마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죠. 사실 드라마를 통해 비정규직의 현실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가 그랬듯 소재는 소재일 뿐 사회적 문제와 현실을 다루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애환과 노고가 사실 그대로 그려지기만을 바라봅니다. 현실과 드라마를 구분해 비정규직 문제점을 들여다보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사회 문제로 부각된 이상 국민들의 관심 한번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설 자리를 넓혀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