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보장성보험 판매 두고 '은행 vs 보험사' 갈등 심화

보험사 "상품구조 복잡…불완전판매 늘어난다" 주장

이지숙 기자 기자  2013.03.28 17:41:0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은행권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를 추진하고 있어 보험업계와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소비자 편익 증진과 은행권의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방카슈랑스 도입 당시 약속했던 4단계 확대 시행 의견서를 정부당국과 국회 등에 전달한 상태다. 금융당국도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2003년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를 실시, 10년간 진행해왔다. 2003년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에 한해 허용됐던 방카슈랑스는 2005년 질병·상해보험, 2006년 만기 환급형보험 등으로 확대됐다. 은행권은 2008년 종신·치명적질병(CI)·자동차 등 보장성보험으로 방카슈랑스를 확대하려고 했으나 보험사와 설계사의 반발로 무산됐다.

은행권이 보장성보험 개방에 애쓰는 이유는 계속되는 저금리기조 때문이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새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해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서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판매가 저조해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금융연구원의 '방카슈랑스 시행 10년의 공과' 보고서가 나오면 보장성보험 방카슈라스 개방을 신중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은행의 보장성보험 판매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설계사 영업 위주의 대형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대해 철저히 반대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중소형사와 은행계 보험사는 찬성하는 모습이다.

설계사 채널이 강점인 삼성·대한·교보 등의 대형보험사들은 은행에서 복잡한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경우 '불완전판매'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종신보험 등은 상품구조가 복잡한 만큼 전문 설계사가 상담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옳다"면서 "올 초에도 은행의 방카슈랑스의 끼워팔기와 부실한 설명 등이 논란이 됐는데 복잡한 보장성보험 상품까지 팔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험사들의 점점 높아져가는 은행 의존도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의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도 20%나 차지할 만큼 방카슈랑스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의존도는 70%에 육박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을 제외한 상황에서도 보험 판매에 있어 이미 방카슈랑스 의존도나 절반을 넘어선 상황"이라면서 "방카슈랑스가 더 늘어날 경우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으며 영업조직도 상당부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한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등 은행계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확대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설계사들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만큼 은행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할 경우 보험료 인하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보장성보험 은행 판매를 허락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