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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후보 뒤의 3인3색: 보수·중도·진보

표창원과 박상훈, 그리고 이지안…접전지 노원병 달궈

임혜현 기자 기자  2013.03.28 09: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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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 38.1% △안철수 무소속 후보 37.4%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10.5%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 1.7%(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 지난 26일 노원병 유권자 505명 대상 조사결과). 노원병이 접전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주자급 정치 신인 안 후보의 공세에 맞선 새누리당측 선전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동운동계의 대모' 김 후보를 앞세운 진보정의당쪽도 의미있는 출발을 기록하고 있다.

김 후보는 군소정당인 진보정의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국회의원 도전 등 중앙정치 경험으로 보면 이렇다 할 이력이 없지만, 군사정권 시절 노조 탄압을 폭로한 '인천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인천 여성의 전화' 설립 등 노동·여성운동에 오래 헌신해 왔다는 점에서 시민운동계에서는 신망이 두텁다.

즉 정치력은 어느 정도 기대되지만, 일단 지역구 주민들의 선택이라는 '관문'을 넘어 등원하는 게 과제인 셈이다.

다만, 김 후보의 이런 약점에 기폭제를 공급해 줄 멘토단 등 '후방지원' 인사들이 속속 합류를 마치고 업무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노력으로 4월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레이스 과정이 주목된다.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노원병 주민들을 만나 유세를 펼치던 중 한 유권자와 포옹을 하고 있는 장면. 뒤에서 김 후보를 지켜보는 인물들의 표정이 환하다. 김 후보 진영은 현재 유력정당들에 다소 밀리고 있지만, 후보의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이색적인 인물들이 지지율 레이스 후반전에 큰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 김지선 선거캠프 

보수 자처하는 경찰간부 출신 '표창원'

김 후보 멘토단에 합류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범죄심리학자로 대중에게 친숙하다. 어려서부터 영국 탐정물 '셜록 홈즈' 시리즈를 탐닉하던 그는 경찰간부를 육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인 경찰대를 1기로 졸업했다. 일선 경찰 업무를 담당하다 영국에 유학했다. 한국의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을 활용, 범인을 잡고 자백을 받아내는 전문가)시대를 처음 연 인물 중 하나다.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치 개입 의혹 사건에 경찰이 서둘러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자 이에 반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문제로 몸담고 있던 경찰대의 정치적 중립성 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교수직을 버렸다.

표 전 교수는 비록 보수를 자처하지만, 김 후보의 부군이자 노원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바 있던 노회찬 전 의원과도 코드가 제법 통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삼성떡값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노 전 의원의 용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런 인연도 더해져 노 전 의원의 배우자인 김 후보 멘토역을 적극적으로 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의 활동이 허 후보쪽으로 쏠린 보수표를 얼마나 뺏어올지가 주목된다.

중도파 정치학자에서 현실정치로 풍덩 '박상훈'

김 후보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인물 중 눈길을 끄는 인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출판사 대표인 박상훈 박사다. 사회과학서와 인문서적을 펴내는 '강소' 출판사인 후마니타스를 설립, 경영하고 있다.

1983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저학년 시절만 해도 학업에 충실, 장학금을 타던 모범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후 학생운동의 영향을 깊이 받아 운명이 바뀌었다. 고려대로 진학, 정치학 박사를 받았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5년간 재직했다.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교수의 사단에 속한다고 분류된다.

박 박사는 자신을 진보계열로 분류하는 시각에 의문을 품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를 중도파, 중도좌파로 분류하기도 한다.

특히 박 박사는 진보정치권에 대해서도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대표적인 '비판적 지지' 세력이다. 옛 민주노동당 등이 엘리트 정당 색채를 지우지 못한 점을 우려하는 그의 시각이 여러 언론 발언 등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런 점에서 김 후보의 선거전에 그가 개입을 결심한 점은 빈곤층 등 소외된 계층의 실질적 고통을 해결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김 후보의 지향에 공감돼 내려진 결정으로 읽힌다.

진보계의 영원한 공보특보 '이지안'

김 후보 진영의 대언론관계를 책임지는 공보 책임자는 이지안 언론팀장이다. 이 팀장은 참여정부 시절, 옛 민노당의 공보 문제를 책임지던 30대 기수 중 한 사람이었다. 당이 부대변인단 강화를 검토하던 2006년 무렵 정호진 전 민노당 부대변인(전 김종철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 황선 전 민노당 언론국장(통일연대 출신) 등과 함께 업무를 분담했다.

이 팀장은 비자주파로 분류됐던 인물로,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과 오래 호흡을 맞춰 왔다. 심 의원이 2007년 대선 도전에 나서기 위해 당내 경선을 치르던 시절 '심 캠프' 공보특보 역할을 소화했고, 이후 2008년 민노당이 위기에 빠지고 심 의원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자 비대위 부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진보신당 부대변인 등을 지냈다. 진보정의당 창당 이후 국면에서도 부대변인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국민들 귀에 이름이 친숙하다.

정치와 경제, 사회 현안에 두루 걸쳐 종횡무진 빠르고 날카로운 논평을 쏟아내 왔다. 이런 논평 능력은 부지런함에서 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확한 언어를 구사하는 논평만 읽고 차가운 인상을 받는 이들도 있으나, 옛 시사저널 사태(시사저널 기자들이 회사측의 삼성 기사 삭제 조치에 항의, 파업에 들어간 사건. 이후 이들은 퇴사, 시사인을 창간) 당시 시사저널 노조 후원을 위한 일일호프에 조용히 들렀다 가는 등 따뜻한 모습도 갖춘 감성의 소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