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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 제약 현주소] ① 동아쏘시오홀딩스 '지주사 전환' 포석은?

"제약사 지속성장 유일한 길은 혁신신약개발… 이를 위한 지배력 강화"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3.28 08: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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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괄약가인하 시행에, 잊을만하면 터지는 리베이트 사건까지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중소제약사는 말할 것도 없이 상대적으로 위기대응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상위제약사도 존폐의 기로에 내몰렸다. 이처럼 급변한 환경과 난관 속에서도 검증된 경영능력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위기를 헤쳐 나가는 제약사들이 있다. 2013년 현재, 제약사의 현주소와 돌파구를 짚어본다.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은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 위축된 국내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글로벌시장 진출 토대 마련을 꾀하고 있다. 지난 1월28일 임시 주주총회(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에 따른 분할승인 건이 가결되자, 이어 지난 4일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출범을 공식 선포했다.

◆지주사 전환…글로벌 제약사 도약 발판

이에 기존 동아제약은 전문의약품 사업회사 '동아ST'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사업회사 '동아제약'으로 각각 인적분할과 물적분할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는 오는 4월8일자로 변경상장 및 재상장되며, 동아제약은 비상장 자회사로 남는다.

   
동아제약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다. 사진은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CI. ⓒ 동아쏘시오홀딩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신약 R&D(연구개발)와 신규사업 등 그룹의 투자사업과 공통서비스 부문을 전담한다. 동아ST는 전문의약품 사업부와 메디컬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동아제약은 박카스와 일반의약품 사업부문을 맡는다. 각 사업회사의 독립적인 경영을 통한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번 지주사 체제 구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힘쓸 방침이다.  기존 제약에 집중돼있는 사업에서, 의료기기 및 의료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동훈 동아쏘시오홀딩스 공동대표는 "지주사 체제 전환은 포화단계인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한 것"이라며 "사업부문별 전문·책임경영, 신약개발 등 핵심 전략과제를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회사로 자리 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지주사 체제 안정화·오너 지배력 강화 이뤄져야

하지만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갖추고, 체제가 안정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 후 2년 이내 상장 자회사에 대해서는 20%, 비상장 자회사에 대해서는 40%의 지분을 각각 보유해야한다.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경우, 비상장 자회사인 동아제약은 100% 자회사로 거느리게 돼 문제가 없다. 그러나  상장 자회사인 동아ST는 7.25%의 지분을 보유하는데 그쳐, 12.76%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상황이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좌), 이동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 동아쏘시오홀딩스
때문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ST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해 앞선 주총에서 신주발행안을 통과시켰다. 신주 발행한도를 최대 20%로 제한하는 '지주회사 전환 및 자회사 편입을 위한 현물출자 유상증자 근거규정 신설'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가결한 것이다.

이로써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신주를 최대 20% 발행해 특정인의 자회사 주식 등과 교환함으로써 동아ST를 비롯한 자회사 지분율을 채울 수 있게 됐다.

경영권 지배력 강화도 일궈나가야 한다. 그동안 동아제약은 취약한 소유지분구조와 이로 인한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오너가 지배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해왔다. 이를 미뤄 봤을 때, 이번 지주사 전환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뿐 아니라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란 해석에도 무리가 없다.  

실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주사 전환과 함께 강정석 동아제약 부사장을 지주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 오너 3세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신약개발 등 신사업분야에 투자하고 자회사들의 사업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강 대표의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회사, 최대 과제는 '혁신신약개발'

한편,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주사 체제 최종 목표인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해서는 혁신신약개발이 최대 과제다.

그동안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해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오랜 시간을 요하고 위험성이 큰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보다는 당장의 수익에 급급해 외국 제약사 제품(의약품) 도입과 제네릭(복제약) 생산에만 매진해왔다. 그러나 현재 여러 규제 등으로 위축된 국내 제약시장에서 이들 제품만으로는 더 이상 입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아제약 본사. ⓒ 동아쏘시오홀딩스
실제 국내 제약시장 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은 지난해 동아제약의 매출액은 9310억원으로, 당초 목표했던 1조원 돌파에 실패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7% 감소한 88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괄약가인하 시행으로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이 10% 이상 줄었고, 의료기기 사업부문과 진단사업부문 매출도 3~30% 가량 감소했다. 

이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자회사와 함께 혁신신약,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국내 제약시장에서의 생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앞서 개발한 신약 3개 품목 '스티렌', '자이데나', '모티리톤'은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과 중국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제2형 당뇨병치료제인 'DA-1229'는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가운데, 중국과 인도에 라이선싱아웃했다. 또한 수퍼박테리아 항생제 'DA-7218'은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신약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위해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업무제휴를 맺고 인천 송도에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4년 본격 운영 예정이며, 단계적으로 바이오 신공장 추가 건설, 바이오텍 연구소까지 이전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전략이다.

이동훈 공동대표는 "혁신신약개발은 제약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올해 완공 예정인 송도 바이오시밀러 공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