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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한글날' 언제인지 아세요?

김경태 기자 기자  2013.03.27 11: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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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친구의 결혼 피로연 관계로 인천의 한 볼링장을 찾았습니다. 볼링장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안에서 본 것은 'PC방, 비디오방 없읍니다'라는 문구.

비디오방은 1992년 당시 놓친 영화를 극장 분위기에서 다시 보고 싶거나 연인과 함께 조용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기 위해 생겼으며 PC방은 1997년 당시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누리면서 우후죽순처럼 등장했습니다. 그 후 DVD방, 성인 PC방, 키스방 등 '무슨무슨 방'들이 만들어지면서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증가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PC방'이나 '비디오방'보다는 '없읍니다'라는 문구였습니다. 그래서 한글 생성과 요즘 젊은이들이 잘 모르는 한글날에 대해 궁금해져 살펴봤습니다.

   
한글날이 올해부터 다시 휴일로 지정됐습니다. 휴일로 지정돼서 관심을 갖기 보다는 '한글'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는 것에 한글을 사랑했으면 합니다. = 김경태 기자
한글날은 1926년 음력 9월29일 '가갸날'을 시초로 합니다. 1928년에 이르러 '한글날'로 개칭됐죠.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정신을 기리고 한글 연구와 보급을 장려하고자 한글 창제 500주년인 1946년 법으로 제정됐으며, 1970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이 후 1990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공휴일이 너무 많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따라 1991년 공휴일 지정이 폐지됐습니다. 지난해들어 다시 국회에 안건으로 건의, 올해부터 다시 휴일이 된 사연을 갖고 있죠.

이처럼 많은 고초를 겪은 한글날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요.

우리 국민들에게 '한글날이 언제인지 아나요'라고 물었을 때 지난 2009년 11.9%가 모르던 한글날이 2011년에는 37.0%로 늘어났을 정도로 모르는 국민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글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100여개의 문자 중에 만든 사람과 만든 원리·이념이 정리된 유일한 문자이면서, 지난 1997년 10월1일에는 유네스코가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로 우수한 문자입니다. 또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의 문자로 알려지기도 했죠.

아울러 유네스코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글이 없고 말뿐인 언어 2900여종 중 가장 적합한 문자를 연구한 결과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문자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한글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것은 일일이 거론하지 못할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한글이 휴일이 아니라는 관계로 잊혀지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한 나라를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말'과 '글'의 정복이라 합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의 말과 글의 중요성을 휴일과 관계없이 인식하길 바랍니다. 최근 인터넷상에 여러 외계어가 만들어지고 있죠. 제대로 된 사용으로 한글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한 번 더 곱씹어 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