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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비빔밥'을 떠올려라

나원재 기자 기자  2013.03.26 13: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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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봄볕이 내리쬐는 따스한 오후를 바랐건만, 올해도 어김없이 꽃샘추위는 찾아왔다. 식전 추위에 얼었던 몸을 녹이고,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떠올리자니 궁합 면으로 봤을 때 '비빔밥'이 제격이다.

이유야 차차 뒤로하고 뜬금없어 보이지만 '비빔밥' 얘기를 꺼내볼까 한다. 한식의 세계화에 빠져서는 안 될 '비빔밥'은 찾아보면 유례가 다양하다.

이러한 '비빔밥'의 매력은 재료가 섞여도 각각 본연의 맛을 유지한다는 점, 이와 함께 고추장은 섞인 재료를 엮어 상위의 맛을 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문화론적인 접근으로는 그저 하나의 음식이 아닌, 우리민족의 강한 역동성과 공동체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음식으로 풀이되며, 외국인들도 자연스레 우리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창구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 21일부터 3일간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뒤로하자니 '비빔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예비 창업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막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조화는 온데간데없이 그저 따로 노는 비빔밥과 똑같은 모양새다.

예년과는 다르게 이번 박람회는 첫날부터 관람객이 줄어들어 한산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었고, 참가업체 중에서는 내년 박람회 참가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도 더러 엿보였다. 지난해도 리딩 브랜드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박람회가 벌써부터 걱정되는 대목이다.

잘잘못을 따져본다면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부실운영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많은 뒷말은 홍보부족에서 새나왔다. 개막식인 3월21일 이틀 전 개막식 보도가 이뤄졌다는 얘기는 박람회가 끝날 때까지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릴 정도다.

게다가 협회는 박람회의 가장 큰 매력으로 △맛집 찾기 △박람회 기간 중 행사장 방문해 창업 컨설팅을 받거나 계약을 체결 시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 △안전한 창업을 돕기 위해 나선 관련 공공기관들의 컨설팅을 내세웠지만, 이 또한 행사가 한창인 이틀 째 뒤늦게 보도돼 그 효과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멍석을 깔았으니 참가한 브랜드와 관람객들이 알아서 시너지를 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볼 문제다.

   
 
협회에 따르면 매년 박람회서 가장 많은 참여율을 보이는 프랜차이즈 업종은 외식업종이다. 정부가 '한식 세계화' 대신 '프랜차이즈 세계화'의 콘셉트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협회의 역할론이 새삼 도마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협회가 '비빔밥'을 떠올려야 하는 이유다.

협회는 이제부터라도 비빔밥의 고추장과 같은 역할, 비빔밥을 떠올리며 산하 브랜드와 조화를 이뤄 프랜차이즈의 세계화를 이뤄낼 수 있는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2014년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