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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지주사 전환' 존재하는 불확실성은?

전문가들 "인적분할 이슈, 기업가치 영향 미비…실적개선 난관돌파 우선"

정금철 기자 기자  2013.03.26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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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이번 이슈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및 주주가치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긍정론부터 펀더멘털(기초여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중립론,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신중론까지 각각의 의견이 갈린 상황이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대한항공(003490)의 분할 재상장을 위한 주권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진칼홀딩스는 대한항공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되는 회사며, 존속회사인 대한항공은 항공사업 부문을 계속 영위한다.

한진칼홀딩스와 대한항공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기준 0.1945968:0.8054032로 신설회사 주식을 배정하며 최대주주인 한진(9.78%)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25.78%를 소유할 예정이다.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6월, 분할기일은 8월1일로 잡혔다.

예정된 매매거래 정지기간은 7월30일부터 9월15일까지며, 변경상장일은 9월16일이다. 상장주선은 하나대투증권이 맡았다.

◆목적은 순환출자구조 해소…지분정리 장기화 변수 부상

현재 한진그룹의 지분구조는 '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로 대한항공 분할 이후 지주사 한진칼홀딩스의 추가 지분매입이나 합병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주회사 요건을 만족하려면 한진칼홀딩스가 대한항공의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합병 이후 한진칼홀딩스의 대한한공 지분율은 6.09%대로 2년 이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할 지분 취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분할을 마치면 한진칼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자회사 관리와 신규 사업투자에 주력할 엔진을 달게 되고 대한항공은 독립경영에 따른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이 그룹 순환출자고리 해소는 물론 지배구조 투명성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일으켜 결국 중장기 성장탄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전환 이슈를 악재로 보는 쪽은 그룹 순환출자구조 해소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대한항공의 가장 큰 주가 약세요인으로 지목한다. 이와 함께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9.8%를 대한항공이 되찾는 과정에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주가 부양의지가 약해질 우려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26일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가 시장에서 직접 동사 주식을 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복잡한 지분정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반갑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슈는 지주사 전환 아닌 실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리스크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이번 이슈가 중단기적으로 대한항공 주가에는 상승모멘텀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현재 실적과 관련한 사업추이에 대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강세로 국내여행자의 해외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대한항공의 경우 고수익성 일본노선 여객수요의 회복이 더뎌 2분기까지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주가에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원인을 실적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1분기 실적부진에 따라 최근 대한항공의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2013년 1분기 매출액은 2조9811억원으로 전년대비 0.6% 감소, 영업손실은 446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기존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일본선 인바운드 여객 급감세를 비롯해 △화물부문 감소폭 확대 △경쟁심화로 인한 전반적 수송단가 하락 △제트유가 및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과 외화환산손실 발생 △외생변수 추세 변화상 항공여건 악화 등을 실적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번 인적분할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단언하면서 실적부진 악재에 초점을 맞췄다. 이 증권사 신민석 연구원이 내다본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전망을 밑돈 500억원 내외 적자다.

한편 이번 지주사 전환과는 별개로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대한항공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변경했다. 한신평은 지난 22일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김용건 한신평 기업그룹평가본부 팀장은 "항공기 도입 관련 대규모 CAPEX(설비투자) 부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고유가와 화물운송실적 부진 등으로 등급상향 모멘텀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팀장은 항공기 확충에 의한 시장지배력 강화, 여객부문 성장세 지속에 따른 외형 성장가능성 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