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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악재 '플랜B'로 일단락됐지만…

유로화 가치 '흔들' 미국 경제지표 기대 '동아줄'

이정하 기자 기자  2013.03.25 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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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에 예치된 예금에 부담금을 과세하는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에 떨게 했던 키프로스가 '플랜B'를 마련,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안을 합의했다. 극적 협상 타결 소식에 이날 국내 증시를 포함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96(1.49%) 오른 1977.67를,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도 전일 대비 207.93포인트(1.69%) 상승한 1만2546.46에 장을 마쳤다. 키프로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으나 이번 협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키프로스 사태, 유로존 위기 상기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키프로스 정부와 6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트로이카(EU·ECB·IMF)'로부터 100억유로(한화 약 14조4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키프로스 정부의 과도한 금융부문을 과감히 축소한다는 내용의 협상안을 최종 승인했다.

더불어 키프로스 자국의 제2위 은행으로 부실규모가 가장 큰 라이키은행에 대한 청산안을 마련했다. 양측은 은행 주주와 은행채 보유자, 예금보호(10만유로)를 적용받지 않는 예금자가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은행 문을 닫기로 결정, 청산에 따른 '헤어컷(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만유로가 넘는 고액을 맡겼던 예금자들이 손실을 그대로 떠안게 된 것.

키프로스 국민들은 구제 금융안에 거세게 반발, 은행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으며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경제가 안정을 찾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제금융 잠정 합의로 이날 글로벌 증시가 급등세를 기록하는 등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쳐 투자심리 개선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불안감 상기라는 측면에서는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중선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반등에서 나타나듯이 지난 2012년 11월 중순 이후 유럽에 대한 우려는 크게 감소했었다"며 "그러나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이번 키프로스 사태와 함께 유로당 1.3달러를 하회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1.3달러는 최근 이탈리아의 정치적 리스크 부각에도 쉽게 내주지 않던 유로화 가치의 지지선"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아직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음을 시장에 다시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키프로스 정부와 채권단이 합의 이뤄냈다는 점에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주옥·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완화될 것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 또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책모멘텀 강화…증시엔 긍정적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 구제금융보다 한국의 정책모멘텀이 중요하다"며 26일 예정된 긴급경제장관회의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작년 12월 선거 전후 시점부터 주요 경제정책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며 "재정 조기집행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라는 기존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고 추경 편성으로 이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 언급은 부정적이지만 이번 경제정책 운용방향 발표는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부의 발 빠른 대응과 함께 정책모멘텀이 강화되는 흐름을 예상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르로스 사태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임을 주장, 이벤트보다는 경제지표 개선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 주요 경제지표는 주로 투자 및 주택시장 관련 지표"라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 따르면 미 가계지출 및 설비투자, 주택시장 관련 지표 개선 추세는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규주택판매의 경우 전월에 비해 다소 감소하는 것으로 형성돼 있지만,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를 고려할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