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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이홍하 '뇌물장부' 들춰보니...검찰·교육청·軍 수두룩

박대성 기자 기자  2013.03.22 08: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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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 순천지청사 건물.=박대성기자.
[프라임경제] 1000억대 학굣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홍하(74) 서남대 설립자의 '뇌물장부'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돼 검찰이 실명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2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따르면 이씨의 뇌물장부에는 교육부 직원은 물론 교육청 간부, 경찰, 장성급 군인, 세무서, 그리고 검찰 수사관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당사자들을 불러 진위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감사일정을 미리 학교에 알려줘 대비케 하는 등의 협조대가로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교육과학기술부 감사팀 직원(양모씨.6급)을 최근 구속한 바 있어 뇌물리스트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씨의 자택과 대학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씨가 작성한 다이어리 형태의 뇌물장부를 확보했는데,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유력인사들의 이름 수십명이 빼곡히 적혔다는 전언이다.

이 뇌물장부에는 이씨가 돈을 건넨 기관과 사람, 날짜, 금품수수 내역 등이 자신만 알아볼 수 있도록 영문이니셜 등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한다. '뇌물공여자는 반드시 증거를 남긴다'는 세간의 속설이 확인된 셈이다. 

이씨로 부터 접대를 받은 뇌물리스트에는 실무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찰과 검찰 수사관를 비롯해 교육계 간부, 세무서 직원, 군 간부 등이 망라돼 이씨가 종합로비를 한 정황이 농후하다.

특히 순천 검찰의 경우 지난 1월 형사사건 관련자들로부터 편의를 봐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2200만원을 받아 챙긴 검찰직원 김모씨(7급)가 기소된 바 있어 조직내부가 술렁이며 언행을 삼가고 있다.

검찰은 일선 수사관들의 이름이 뇌물장부에 적혀있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일부 언론사의 취재가 시작되자 "(그렇찮아도)사실여부를 확인중에 있다"며 뒤늦게 시인해 내부 비위척결 의지가 약한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