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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성일자리상담 버스 '일자리 부르릉' 직접 타보니…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 구직여성 종합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조국희 기자 기자  2013.03.21 16: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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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일 오후 5시경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앞. 퇴근하고 돌아올 남편과 학업으로 지친 아이들을 위해 저녁거리 준비하러 나선 여성들로 붐빈다.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버스 한 대가 서 있다. 봄을 닮은 진달래꽃처럼 붉게 뒤덮힌 분홍색 버스의 색깔도 마음에 끌리지만 '여자여, 명함을 가져라'란 문구가 유독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 '핑크버스'가 얘기하는 '명함', 무슨 의미일까. 궁금증을 품고 무작정 버스에 올라탔다.

2009년 3월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은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여성취업버스 일명 '일자리 부르릉' 운행을 시작했다.

   
'일자리 부르릉'은 아파트단지, 대형마트 등 여성들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서울 곳곳을 누비고 있으며,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 홈페이지에 방문해 버스운행 지역을 알아본 뒤 탑승하는 것이 좋다. = 조국희 기자

'일자리 부르릉'은 2대로 나뉘어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아파트단지, 대형마트, 행사장 등 여성들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서울 곳곳을 누비고 있다.

정보에 취약한 주부 고객의 방문이 주를 이루지만, 일자리 상담 및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승차할 수 있다.

간혹 버스의 색깔을 보고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버스 아닌가,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일단 '일자리 부르릉'에 승차하면 생각이 확 바뀐다.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정보들에 여성들의 눈이 크게 떠진다.  

◆개인사정 고려한 '맞춤형 상담' 

버스에 올라서자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맞이하는 상담사와 자리에 마주앉았다. 34인승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일자리 부르릉'은 3개의 상담 책상과 정보서치를 위한 노트북이 설치된 좌석을 포함, 총 4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34인승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일자리 부르릉'은 △직업심리검사 △직업교육 및 취업정보제공 △직업상담 및 진로설계 등 원하는 분야에 대한 종합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조국희 기자

버스 안에는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 소속 직업상담사 3명과 해당 지역 여성인력개발기관에서 지원을 나온 직업상담사를 포함해 총 6여명이 손님을 맞는다. 버스에서는 △직업심리검사 △직업교육 및 취업정보제공 △직업상담 및 진로설계 등 원하는 분야에 대한 종합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단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재직여부와 거주지역, 관련 자격증 등을 조사해 개인이 놓인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상담이 이뤄진다.

아직 취업준비가 덜 됐다면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 거주지를 둔 만 18세 여성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일반 학원보다 약 70%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 자격증 과정의 경우 6만~9만원이면 등록할 수 있어 여성들의 이력서 준비에 한껏 힘을 실어준다.

만일 마음에 둔 강좌가 없다면,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을 제외한 서울 시내 21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문의해 각 기관에서 진행 중인 교육프로그램을 참고해도 좋다.    

이밖에도 직업상담사와 진행한 1대 1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심층상담, 취업정보제공, 취업매칭 등을 진행, 꿈을 찾는 구직여성에게 '명함'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들의 취업친구, 제대로 이용하려면?

만일 거주지역이 아닌 개인적인 볼 일로 거리를 거닐다 '일자리 부르릉'을 발견했다면 한 번 더 방문할 생각을 갖고 탑승하는 것이 좋다.
 
물론 연락처를 남겨 놓는다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아 볼 수 있지만, 각 지역의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구직여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다른 만큼 자세한 상담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에게 꼭 맞는 상담을 원한다면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 홈페이지에 방문해 버스운행 지역을 알아본 뒤 버스에 올라야 한다. 아울러 여유를 두고 직업심리검사를 진행해 △성격 △흥미 △적성 △직업가치 등을 고려한 상담을 받아본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김수진 서울특별시여성능력개발원 교육운영본부 주임은 "'일자리 부르릉'은 주로 정보에 취약한 여성이 탑승해 상담을 받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젊은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시켜 찾아가는 취업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