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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0% '치주질환' 경험… 20~30대 환자 급증

"발생초기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치료시기 놓쳐"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3.21 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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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치주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치주과학회(이하 치주과학회)는 21일 '제5회 잇몸의 날'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2008~2012년 국내 4개 상급의료기관(서울대 치과병원, 연세대 치과병원, 경희대 치과병원, 서울아산병원) 치주과 내원환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5년간 전 연령층의 치주질환자 평균 증가율은 7%였다. 60대 이상 환자의 증가율이 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 환자의 증가율이 17% 가량 증가해 평균 증가율의 2~2.5배에 달했다.

계승범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교수(치주과학회 학술이사)는 "60대 이상 환자 비율이 높아진 것은 고령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20대 환자의 증가는 그 동안 치주질환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젊은 층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치주과학회가 지난해 11월 25세부터 64세까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면접설문을 실시한 결과 '80%가 치주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0%, 30대가 21.1%로 7배 이상 많았다. 

계승범 교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치주질환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치주질환 발생 초기에 가볍게 생각하고 제때 치료를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며 "치주질환은 증상이 심해졌다 약해졌다가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데, 증상이 사라졌다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치주질환 유병률은 외국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8~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일반건강검진 중 구강검진 종합소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총 150만명의 20~30대 구강검진 수검자 중 50% 가량이 치석제거가 필요하며, 10%는 치주치료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치주염 환자 비율인 3.84%와 비교해 2.5배가량 높은 수치다. 

치주과학회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적극적인 치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간단한 자가 체크를 통해 치주건강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잇몸건강지수(PQ, Perio-Quotient)를 개발해 발표했다. 총 12가지 문항으로 구성된 PQ지수는 일반인 스스로 편리하게 잇몸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치주질환이 유전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구영 치주과학회 총무이사는 "치주질환은 세균감염이 주요 원인이지만, 유전적 문제로도 발생한다"며 "부모의 치주건강이 좋지 않으면 유전적으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성치주염보다는 급속진행성치주염의 유전성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치주과학회는 국민의 치주건강에 대한 인식 증가를 위해 '잇몸의 날' 캠페인을 지속 펼치는 한편, 지역사회와 연계한 홍보사업을 통해 치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형성을 홍보해나갈 계획이다.

류인철 치주과학회 회장은 "아직까지 국민들이 치주질환에 대해 잘 모른다"며 "치주질환은 잇몸의 건강뿐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치주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