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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17] "즐거움·정직·배움을 요리하다" 오가니제이션요리

이탈청소년․이주여성 등 배우면서 일하는 '기적의 요리 일터'…혁신형 사회적기업 인증

김경태 기자 기자  2013.03.20 15: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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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3월14일 홍대입구역을 찾았다. 청춘 남녀들이 사탕 주고받는 날이라 평소보다 더 북적거렸다. 이 거리를 지나 찾아간 곳은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대표 한영미)'가 운영하는 '카페슬로비'.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지난 2007년 하자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창업해 이탈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리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면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한영미 대표를 만나 이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대표님 아직 출근 안하셨는데요."

'카페슬로비'의 문을 열었을 때 기자를 처음 반긴 이는 큰 키의 외국인 여성이었다. 한국어 구사가 매우 자연스러웠다. 대학가 주변이라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녀는 러시아 이주여성으로 오가니제이션요리에 채용된 정식직원이었다. 이 직원과 카페슬로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중에 학생처럼 가방을 멘 이 카페의 한영미 대표가 들어왔다.

   
오가니제이션요리가 운영하는 '카페슬로비'의 의자와 탁자는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친환경적인 것이다. = 김경태 기자
오가니제이션요리는 하자센터가 '이탈 청소년들의 취업 자리를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태어났다.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요리, 재료와 사람에 대한 '정직한 요리, '배움이 곧 나눔이고 성장인 요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고 배움과 성장을 지속시킬 오가니제이션요리의 식문화 교육사업은 우리 시대 새로운 일과 사람이 태어나는 청년 레스토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의 특별함을 설명하는 한 대표의 눈빛이 빛났다. '요리'를 매개체로 다양한 이들이 삶의 희망을 만들어간다고 소개했다. 
 
"이탈 청소년뿐 아니라 사회 취약계층 분들에게 안전한 커뮤니티 일터를 만들어 주고 싶어 오가니제이션요리를 설립했어요. 우리 기업은 사회적 자원과 기회를 공유하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청소년, 여성가장, 다문화이주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 다양한 취약계층 사람들과 함께 사람들을 위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요리회사로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성장하는 공동체 회사입니다."

◆혁신형 사회적기업…100% 자립단계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이탈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이주 여성들이 요리강습에 합류하면서 취약계층이 함께하는 곳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이주 여성들 중 일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솜씨가 좋은 이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해 저변을 넓혀갔고, 2008년 10월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12월부터는 정부로부터 일자리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 당시엔 지금처럼 예비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오가니제이션요리는 곧바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을 받았고, 일자리 지원을 2011년 11월까지 3년간 받았다. 현재는 100% 자립 단계로 들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모범적 사회적기업으로 꼽힌다.

이곳은 지난 2009년부터 이주 여성들의 다문화성을 십분 살린 '오요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4월에는 홍대역 근처에 이주 여성과 이탈 청소년, 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는 '카페 슬로비'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으며, 케이터링 서비스와 외식 컨설팅 등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교육과 컨설팅을 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사회적기업에서 한층 더 나아가 지난해 '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육에서 취업까지…'영쉐프 프로젝트'

지난해 서울시가 조사한 이탈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7만명이상으로 조사됐으며, 대부분이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오가니제이션요리는 회사 설립 동기이자 주요 목적사업으로 요리를 통해 인생을 바꾸고자 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요리교육 사업인 '영쉐프 프로젝트'를 통해 이탈 청소년들에게 성장과 자립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09년 하반기 시설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먼저 마음이 갔던 곳은, 일정 연령이 됐지만 직업기술이 없는 청소년들이었죠. 직업교육이나 창업을 돕는 공모를 사랑의열매에서 개최한 것에 당선돼 2010년부터 영쉐프 프로젝트 요리학교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영쉐프 프로젝트는 1년 동안 현장교육과 실습을 하고, 2년차에는 인턴십 과정으로 2년차인 인턴십 과정은 선택사항이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2년 과정까지 수료하고 있다.

   
오가니제이션요리의 요리 교육 사업중 하나인 '영쉐프 프로젝트'는 이탈 청소년들에게 성장과 자립심을 심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4기로 1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 오가니제이션요리
"청소년들은 학교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한편으론 뭔가 배우기를 원하는 성향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쉐프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요리라는 테마가 몸과 머리를 함께 써야 하는 종합적 학습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쉐프를 통해 배출된 학생들은 오가니제이션요리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 슬로비와 오요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하자센터 내에 있는 식당에서 근무한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요리를 배워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영쉐프 프로젝트는 프로젝트가 아닌 일종의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직접 보고 여러 대안학교에 자문해 올해부터 '영쉐프 스쿨'로 만들었습니다."

영쉐프 프로젝트는 지난 2012년 8월 서울시 대안학교로 지정받아 내년부터 2년제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외식사업 통해 사회적 경제 생태계 만들 것"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자체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하고 그것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외식 산업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외식 산업 확장은 무작위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셜 프랜차이즈입니다. 이는 우리와 같은 사회적기업이 서로 연대해 파트너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트너가 된다면 아이들을 같이 키우고 교육하고 그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현장이 될 수 있는 연대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연대관계를 통해 어려운 일들을 돌파해 나간다면 결점들이 보완되고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한 방안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봅니다."

   
'요리 통해 인생 바꿔라' 의·식·주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食)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대표는 이탈 청소년이 재미있고 쉽게 배울수 있는 요리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한 대표는 대안 외식산업을 만들어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외식업을 넘어 다른 영역의 사회적기업들이 연대해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IT조직을 만드는 것을 꿈꾼다.

"혼자 외로이 버티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많이 않습니다. 혼자 배불리는 것 보다는 서로 연대해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도 사회적기업으로서 먼저 선정된 사람으로서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오가니제이션요리는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서울 성북구와 제주도에 청년 레스토랑을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