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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관람료 인상' 거대공룡 횡포에 불과할까

전훈식 기자 기자  2013.03.20 10: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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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촌 대표 영화관으로 자리잡고 있던 아트레온이 지난달 15일부로 문을 닫고 그 자리에 CJ CGV가 입점할 계획이다. = 전훈식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달 15일을 끝으로 그간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영화관으로 명맥을 이어온 신촌 대표 영화관인 아트레온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에 CJ CGV(이하 CGV)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이처럼 몇 년 전부터 아트레온 같은 개인 극장이 점차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계열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극장가를 독점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CJ CGV는 현재 총 90개 사이트(site) 722여개 스크린(지난해 11월 기준)을 운영하면서 업계의 '거대 공룡'으로 자리 잡았죠.

이러한 CGV가 지난 2월14일 발렌타인데이를 기점으로 전국 8개점(강남·상암·목동·오리·야탑·센텀시티·마산·순천)에서 △주중(16시 이전) 7000원(1000원 이하↓) △심야(23시 이후) 6000원(2000원↓) △금~일(23시 이전) 1만원(1000원↑)로 변동 가격제를 시행해 고객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CGV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실시하는 사항이 아닌, 지점별로 고객층을 분석해 고객 마케팅 차원에서 시행한 것"이라며 "가격 차별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넓힌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주말 가격 인상'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람객 분산 효과보다는 '매출 향상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죠. 여기에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이로 인해 관람료가 7.1% 인상됐다고 발표하면서 CGV는 궁지에 몰린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CGV 측의 입장은 어떠할까요.

영화를 기반으로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CGV는 특성상 관람객 수에 따라 이익과 손해를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 등 휴일에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만, 평일(특히 낮 시간대)에는 소수의 관람객을 위해 고가 장비의 작동과 인력 이용 등으로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되기 때문이죠.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으로써 CGV는 이러한 손실을 극복하고자 '가격 변동제'를 이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과 평일 관람객 수가 큰 차이를 보인 8개점은 관람료 조정으로 주말 관람객 중 일부를 보다 한산한 평일로 관람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상암 CGV는 인근 학교에 1장 가격으로 2장의 구매가 가능한 '1+1관람권'을 대량으로 배포하면서 학생들의 평일 영화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 = 전훈식 기자
실제 CGV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용산 △인천 △수원 지점 등은 변동 가격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지점들은 주말과 평일 관람객 수가 유사했기 때문에 가격 조정에 따른 이익이 없기 때문이죠.

반면 비교적 상주인구 및 고정 유동인구가 많은 주택가나 상가 주변에 위치한 강남 및 상암 지점의 경우 주말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모든 상영관이 성황을 이루지만 평일에는 극소수의 관람객만이 찾아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변동 가격제 시행으로 이러한 손해를 조금이나마 만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사실 CGV는 변동 가격제 외에도 관람객 분산을 위해 출혈도 감수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상암 CGV 인근 학교에선 평일·주말 관계없이 1장 가격으로 2장의 구매가 가능한 '1+1관람권'을 대량으로 배포했죠. 현장예매만 가능하다 보니 주말 사용은 어렵지만, 평일에 시간적 여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 관람하도록 이끌어낸 것입니다. 

물론 변동 가격제가 다른 영화관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관점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CGV가 주장하는 것처럼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잘못된 정책이라 단정 지을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