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해상 계열사이자 종합 아웃소싱 전문기업인 현대C&R은 콜센터 운영, 빌딩종합관리, 교육지원 등을 담당한다. 콜센터 운영관리는 현대C&R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으로, 상담사들을 위한 '행복한 콜센터'가 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감정노동자라는 주홍낙인을 가슴에 새긴 상담사들의 심리적 케어를 위해 '행복쉼터'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상담사들의 감정관리사(심리상담사)로 불리는 '상담심리사'가 배치돼 있다.
"고객만족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담사들에게 기대하는 수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제도마련은 여전히 부족하죠. 상담사들은 고객과 가장 밀접한 위치에 있는 만큼 상담심리사와 가까운 위치에서 지속적인 이해식(式) 심리상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현대C&R은 자사 건물 내 '행복쉼터'라는 공간을 조성해 상담사들이 자율적으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 콜센터 내 상담심리사는 지난 2011년 6월 도입, 현재 모두 3명의 상담심리사가 이곳에 배치돼 상담사들의 심리상담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해상 콜센터는 '행복쉼터'를 마련해 개인상담실과 심리검사실로 나눠 운영하며, 상담사들이 자율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 이혜연 기자 |
총괄책임을 맡은 김현정 현대해상 콜센터지원부 행복쉼터실장은 자사 내 상담사들의 '감정치료사'로 불린다. 그는 콜센터 산업에 안착해 상담사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상담 핵심은 '비밀 준수'와 '안락함'
"자사에서는 직원과의 모든 소통은 메신저로 이뤄집니다. 상담사들이 심리상담을 받기 위해 먼저 메신저로 상담신청을 하면 상담사 개인별 일정에 따라 상담시간을 지정받게 됩니다."
이렇게 심리상담을 받는 상담사들은 하루 평균 4~5명 정도다. 매 기간마다 심리상담 건수는 다르지만, 상담사들이 개인별 시간을 활용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행복쉼터는 콜센터와 다른 층에 위치하고 있다. 상담사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현정 상담심리사는 "심리상담은 상담사의 스트레스를 해결해주는 차원이 아닌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이혜연 기자 |
이에 대해 김현정 실장은 "심리상담은 상담심리사와 상담사와의 1대1 체계로 진행된다"며 "상담사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지며, 상담심리사가 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담사들의 불만 사항을 통합해 관리자들에게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나온 불만과 의견은 콜센터 개선제도에 반영된다.
◆심리상담의 산물 '콜센터 인·적성검사'
현대C&R은 2011년 콜센터 내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것이 행복쉼터를 개소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상담사 43%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상담사들은 다른 직군에 비해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편에 속하지만, 대부분 스트레스를 간직하고 쌓아두는 경우가 많죠. 물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도 상담심리사를 파견해 이용하고 있지만, 소속과 파견의 차이는 큽니다. 그래서 상담심리사를 배치해 상담사들의 감정치료사 역할을 하고 있지요."
이 같은 답변을 내놓은 김희중 현대해상 콜센터지원부장은 상담심리사를 배치함으로써 상담사들의 힐링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현대해상 콜센터는 기존 상담사뿐만 아니라 신입 상담사 채용에도 '감정 부분'을 반영했다.
작년 3월부터 약 1년의 연구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콜센터 인·적성 검사'가 바로 이것. 인·적성 검사는 콜센터 산업에 요구되는 '감정 관리능력'과 '심리적 균형능력'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김 부장은 인터뷰 말미 가장 까다로운 부분에 대한 속내를 스스로 털어놨다. 직원의 근본적 관리와 관련한 일종의 자부심마저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콜센터에선 상담사들의 '채용'과 '이직'문제를 가장 어렵게 생각합니다. 현대해상 콜센터는 기존 상담사 관리도 중요하지만 콜센터 업무와도 잘 맞는 상담사를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적성 검사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상담사들의 '감정 관리'에도 체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