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신이 설립한 4대 개학에서 교비 등 100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난 홍복학원 설립자 이홍하씨(74)에 대한 재판에서 병보석 취소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치열한 논리대결이 펼쳐졌다.
19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합의부(강화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장에 출두한 이홍하씨는 현재 광주 전남대병원 환자복 차림으로 휠체어를 탄채 법정에 출석했다. 이씨는 병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이발소에 가지 않았는지 머리는 산발인 상태였다. 수염은 다듬지 않아 덥수룩했고, 휠체어에는 농도 0.9%의 NaCL(염화나트륨) 수액팩과 영양제팩이 달려 있었다.
이씨는 판사가 입장하기 전 긴장했는지, 약품명이 불분명한 캡슐 서너알을 물 없이 입에 털어 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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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억원대 교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병보석을 신청, 풀려난 이씨가 초췌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다. = 박대성 기자 |
검찰은 피고인 이씨가 심혈관 확장시술인 스텐스 삽입 등의 심근경색증 수술이 끝났고 병원 주치의 소견으로 볼 때 재수감 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댔다.
담당 검사는 "해당 학교의 학생들이 설립자 이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고, 이씨가 복용중인 약이 영양제와 수면제, 두통약, 수액제 정도여서 입원하면서 재판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주치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사건 관계자들과 의논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보석 취소청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피고인 병보석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해서 헌법에 보장된 피고인의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재판부가 진행상황을 고려해 내린 결정은 존중돼야 하며 현재도 전대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라며 완치설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강화석 부장판사는 "피고인 신병에 여러의견과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재판부가 잘 알고 있으며, 사회적 관심이 큰 것도 잘 안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불구속 재판을 받는다고 해서 이사건이 무죄판결이 나는 것도 아니고, 구속상태로 재판받는다고 해서 유죄판결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에서는 보석허가 취소청구를 상급심에 항고해 놓은 상태로, 보석허가 자체가 적절했느지여부는 상급심 판단에 따를 것"이라며 "아울러 검찰의 구속취소 청구에 대해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재판기일은 오는 26일과 내달 3일 두 차례로 속행되며 전모씨 등 4명에 대한 증인심문이 예정됐다.
이와 관련 신유철 광주지법 순천지청장은 지난 8일 순천시청에서 가진 초청강연에서 "이홍하씨 보석석방 결정이 내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 법원, 검찰은 다 그런 거 아닌가. 검찰은 뭐했고, 교육부는 뭐했나. 이놈의 세상이 힘 있고 배경 있는 사람 편이 아니냐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아쉬운 결정이었다"며 법원의 보석허가를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서남대 설립자 이씨는 광양보건대학, 광양 한려대학교 등 4개대학에서 공사비를 부풀려 차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100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가 올 2월에 지병에 따른 치료 등을 이유로 병보석을 신청, 현재 전남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시민단체와 재학생들은 증거인멸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이씨에 대한 보석을 취소해 재수감시켜야 한다며 수시로 1인 시위와 집회를 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