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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편되는 생수시장 선점해야…'눈치 싸움' 치열

삼다수 독식체제 '와르르' 시장주도권 확보 사활

조민경 기자 기자  2013.03.19 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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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들어 먹는샘물시장(이하 생수시장)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생수시장에서 독보적 파워를 자랑하는 '삼다수'를 위시해 유통사업권을 확보한 광동제약과 '삼다수'를 빼앗긴 농심, 이 틈을 타 시장 1위를 노리는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까지, 혼란기를 겪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생수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삼다수'를 앞세운 1위 수성 기업 농심에 이어 롯데칠성이 뒤를 따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 농심의 '삼다수' 유통사업자 계약이 만료되며 생수시장 판도변화의 불씨가 지펴졌다. 

기존 시장 강자인 '삼다수'가 유통사업자 변경으로 주춤하는 동안 시장주도권 확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업체들이 시장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삼다수' 재정비 기간 시장장악 노려 

우선 '삼다수'를 뺏긴 농심은 중국에서 자체 취수·제조한 '백두산 백산수(이하 백산수)'를 지난해 12월 국내 론칭하고 올 1월부터 본격 유통하기 시작했다. 생수시장 1위 탈환을 노리는 '백산수'는 백두산 화산암반수로, 취수부터 포장까지 현지에서 완성해 공급되고 있다.

   
생수시장 재편이 본격화되며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농심 '백산수', 롯데칠성 '백두산 하늘샘', 광동제약 '삼다수'(좌측부터). ⓒ 각사 제공
롯데칠성도 지난해 백두산 자연보호 구역 내에서 생산하는 천연 광천수 '백두산 하늘샘'을 출시하며 기존 '아이시스' 'DMZ' '에비앙' 등으로 구성된 생수제품군을 더욱 다양화해 시장 1위를 목표하고 있다.

'삼다수'의 새 유통사업자 광동제약은 기존 '삼다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이들 업체에 대적할 방침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농심이 '삼다수' 유통사업을 담당할 때 소매점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우리(광동제약)도 올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광동제약은 '삼다수'가 지난해 기록했던 매출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농심과 롯데칠성은 중장기 목표액만 제시할 뿐 올해 예상 매출액 공개는 꺼렸다. 매출 목표치만으로도 마케팅·영업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섣불리 나서기 보다는 시장재편 초기 경쟁사를 견제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다수'를 가져간 광동제약과 농심, 롯데칠성이 올해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됐다"며 "광동제약은 '삼다수' 브랜드파워로 기존 매출유지를, 농심과 롯데칠성은 '삼다수'가 유통책 변화로 주춤하는 새 시장주도권 장악을 위해 치열한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3개사 관건 '유통망 확보' 상반기 지나야 상황 가늠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3개사의 시장선점을 위한 시급한 과제는 유통망 확보와 시장정착이다.

농심 '백산수'는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 입점·판매 중이며 이마트와 편의점 입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입점은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며, 올 상반기 내 대부분의 유통망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오는 4월부터 마트 시음행사, 야외 샘플링행사 등 본격 프로모션을 통해 '백산수'를 홍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시장 절대강자 '삼다수'가 있지만 '백산수'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파워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무명이던 '삼다수'를 탁월한 마케팅과 영업력으로 시장 1위에 올려놓은 전적이 있는 만큼 '백산수'로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먹는샘물 지상파 광고가 허용되며 농심이 선보인 '백산수' 광고. ⓒ 농심
롯데칠성도 유통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백두산 하늘샘'은 △농협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고 있다. 2리터 대용량 제품이 출시 되는대로 나머지 대형마트와 편의점 입점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롯데칠성은 '백두산 하늘샘'과 기존 생수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백두산 하늘샘' 일부 매출을 제외하고 롯데칠성이 기존 생수제품으로 달성한 매출액은 960억원이다. 올해부터는 기존 제품으로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동시에 '백두산 하늘샘'으로 신규 매출을 올려 시장 선두주자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소매점 유통을 위해 신규 대리점 200개를 구축했다. 이 외 '비타500' 등 제품 유통을 맡아온 기존 대리점 중에서도 '삼다수' 유통 적합성 심사를 통과한 대리점들이 '삼다수'를 유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3개사 모두 올해 상반기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점유율 등을 논하기에 이른 감이 있어, 올 연말이 돼야 시장점유율 등 윤곽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생수광고 허용…불꽃 튀는 경쟁 예고

올해부터 생수의 지상파 TV광고가 허용되며 이들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먹는 물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의결되며 올해부터 지상파 TV광고가 가능해졌다. 이에 생수시장 진출 업체들은 올 초부터 앞 다퉈 생수광고를 선보이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백산수' 광고모델로 깨끗한 제품 이미지에 부합하는 유준상을 발탁하고 TV광고를 방영 중이다. 유준상의 친근한 이미지로 '백산수' 마케팅을 펼쳐 생수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도 이전 케이블방송에서만 선보이던 '백두산 하늘샘' 광고를 이달 들어 지상파에서도 꾸준히 노출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제주도개발공사와 '삼다수' 광고 진행을 협의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를 선정하고 '삼다수' 광고 방향을 논의해 조만간 TV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수업계의 광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농심, 롯데칠성, 광동제약뿐 아니라 나머지 생수업체들도 이 기회를 틈타 성장을 노릴 것으로 보여 시장경쟁은 더욱 불꽃 튀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