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동작구 대방역 역사 안. 통합진보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전쟁 반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정하 기자 |
자신을 통합진보당의 당원이라고 밝힌 이 여성 시위자는 서울 전역에서 당원들이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며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해주더군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이후 북한은 연일 도발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 위협에 자주 등장하는 '불바다' 정도는 양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북한 매체는 거친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여전히 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휴전상태이기 때문이겠죠. 북한의 도발 위협에 '혹시나'하는 불안한 마음을 갖는 건 한반도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민의 숙명과도 같은 건가 봅니다.
유학이나 취업 문제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외국에 나와서보면 한반도의 긴장사태를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하는데 정작 한국민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걸 보면 외국에서는 굉장히 놀라워한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학습효과' 때문일 겁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한두 번이 아닌 탓에 분위기에 휩쓸려 불안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게 낫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거겠죠. 오늘은 정치·사회적으로 생긴 학습효과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북한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부르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과의 휴전 등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쉬운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있었던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 이날 주식시장은 약보합으로 마감했으며 북한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익일부터 코스피는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었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1차 핵실험 당시에는 코스피가 요동치며 2% 넘게 하락하기도 했지만 2차 핵실험 이후부터는 이미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는 점에서 소폭 하락에 그쳤으며 이밖에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도 점차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일제히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도발이 매번 반복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흔들리기 보다는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는 의미죠.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기회로 삼으라는 학습효과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크게 형성됐는데요. 외환위기 당시 시장의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했으나 이때 과감하게 투자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은 이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됐습니다. 이를 지켜본 이들은 폭락장을 투자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을 학습하게 됐고요.
국내 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 빠르게 학습해 가는 반면 북한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침 위협과 핵무기 개발을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 왔음에도 여전히 이러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죠.
북한은 언제쯤 낙제에서 벗어나 학습하는 모범생으로 변모할지 걱정스러운 마음뿐입니다.